워크아웃 피할 수 없었던 금호타이어 속사정

단기차입금 규모 3분기 8070억..계열사 중 가장 커
3분기 파업, 고임금 구조, 무리한 해외 공장 확장 등 패착
대우건설 지분 5.6%보유..손실액 2000억 넘어
  • 등록 2009-12-30 오후 4:51:26

    수정 2009-12-30 오후 5:24:17

[이데일리 김보리기자] 장기간 파업과 실적부진, 대우건설 매각 지연 등에 따른 `내우외환`을 겪어온 금호타이어(073240)가 결국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다.
 
지난 1960년 금호 계열인 광주여객의 타이어 구입난을 해결하기 위해 설립된 이 회사는 금호의 주력 계열사로서 위상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았고, 장기간 파업 등으로 대규모 적자를 낸데다 대우건설 등 그룹 차원의 M&A 참여 후유증 등으로 유동성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왔다.  

올해 3분기 파업으로 인한 매출손실은 1200억원. 영업적자 상황이 이어진데다 5.6%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대우건설(047040) 매각이 지지부진해 자금 사정이 크게 악화돼 12월 급여 지급까지 연기하는 상황을 맞았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원자재 가격 하락에도 불구, 지난 2분기에는 해외법인의 실적 악화로, 3분기에는 6월 말부터 9월 중순까지 지속된 노조의 파업 등으로 영업손실폭을 키웠다.

금호타이어는 연말 차입금 상황이 몰리는 등 일시적 유동성 부족으로 전 임직원의 12월 급여 지급을 내년 1월로 연기한다고 설명했지만 대우건설 매각연기의 후유증이 자금 사정을 악화시킨데 직격탄이 됐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 대상이 된 이유는 지급 기한이 1년 미만인 단기차입금이 가장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의 단기차입금은 지난해 말 4239억원에서 올 3분기 8070억원으로 2배 가까이 급증했다.
 
금호타이어의 부채 비율은 지난해 242%에서 올 3분기 462%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금호산업과 금호석유화학의 올 3분기 단기차입금은 각각 6467억, 3970억원으로 금호타이어가 1년 내에 갚아야 하는 금액은 이들에 비해서도 많은 편이다.

금호타이어의 실적을 살펴보면, 올들어 3분기 연속 영업적자로 누적 337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빨간불이 켜졌다. 금호타이어의 자본금은 지난해 9079억원에서 지난 3분기 5053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날아갔다. 기업평가 기관인 한신정평가는 최근 금호산업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하향조정하고, 금호타이어의 장·단기 신용등급을 하향 검토 대상에 올렸다.

설상가상으로 금호타이어 노조는 올 6월 `제2의 쌍용차 사태`로까지 불리며 69일째 파업에 돌입했었다. 협상개시 117일 만인 지난 9월5일 가까스로 노사교섭이 타결됐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2001년 이후 2005·2007년을 빼놓곤 계속 파업을 벌였다.

금호타이어 생산직 근로자 임금은 국내 최고 수준으로 고임금 구조로 인해 적자가 누적되는 구조다. 금호타이어 광주·곡성·평택 등 국내 공장의 생산직 4200여 명의 평균 연봉은 7135만원이며, 생산직 근로자 중 1억원 이상 연봉자는 전체 근로자의 4.9%인 209명에 달한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2003년을 마지막으로 광주공장의 생산직 채용을 중단했다. 또 금호타이어의 인건비와 복리후생비 지출은 총 4960억원으로 업계 1위인 한국타이어보다 68%가량이 높다.

대우건설 매입도 금호타이어 경영난에 직격탄을 날렸다. 금호타이어는 대우건설 지분 5.6%를 보유하고 있어 매입에 5000억원을 투자했다. 그룹의 다른 계열사보다 적은 편이지만, 대우건설 매각으로 인한 손실이 2000억원을 웃돌아 경영난이 가중됐다.

이상현 하나대투 연구원은 "금호타이어가 보유중인 대우건설 지분(5.6%)를 매각을 통해 3000억원 가량의 유동성을 확보하려고 했으나 이 자금이 들어오지 않아 자금난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3분기 파업 이후 4분기에는 가동률이 100% 육박하는 등 영업상으로는 자금이 창출되고 있으나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영업적자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무리한 해외공장 확장도 경영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금호타이어는 미국 조지아주에 1억6000만달러 규모의 공장 건설을 추진했다가 작년 말 공사를 중단했다.
 
송상훈 교보증권 기업분석팀장은 "금호타이어는 대우건설 지분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베트남·중국·미국 등 해외공장 확장 및 신설에 자금을 투자한 것도 패착"이라며 "올 초 재고가 급격히 늘어난 상황에서 파업 등으로 판매에 문제가 생겨 가동률이 100%에 달해도 이익으로 연결되지 않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 관련기사 ◀
☞금호타이어, 자금사정으로 12월 급여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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