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우리나라 여성 한 명당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이 지난해 0.72명까지 추락했다. 2022년(0.78명)에 이어 역대 최저치를 또 경신한 것이다.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를 추월하는 ‘인구 데드크로스’는 4년째 이어졌다.
| 4일 강원 양구군 공공산후조리원에서 직원들이 신생아를 돌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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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2명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0.06명 감소해 통계 집계를 시작한 1970년 이후 가장 낮았다. 합계출산율은 2016년(1.17명) 이후 8년 연속 감소하며 매년 사상 최저치를 다시 쓰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꼴찌’ 수준이다. 2021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8개국의 합계출산율은 평균 1.58명이었다. 당시에도 한국은 0.81명으로 최하위였다. 한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들은 1명대였고, 1위 이스라엘은 3명에 달했다. 고령화가 급격하다고 알려진 일본도 당해 기준 합계출산율이 1.25명으로 한국보다 높았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이 격차들이 더 벌어졌을 수 있다.
연령별 출산율은 30대 초반에서 66.7명으로 가장 높았지만, 전년 대비 감소 폭이 가장 큰 것도 30대 초반(-6.8명)이었다. 이어 20대 후반에서도 2.6명 줄어 21.4명까지 떨어졌다. 첫 아이를 낳아 엄마가 되는 나이는 33.0세로 0.1세 상승했다. 2021년 OECD 평균(29.7세)으로 미루어 보건대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 이상을 아우르는 전체 평균 출산연령은 33.6세로 0.1세 올랐다.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중은 36.3%로 0.6%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3만명으로 전년(24만9200명)보다 1만9200명(7.7%) 감소했다. 2022년에는 역대 처음으로 25만명대가 붕괴했는데, 이제는 30만명대 붕괴가 눈앞으로 다가온 상황이다. 월별로 보면 1월부터 12월까지 매월 출생아 수가 1년 전 같은 달보다 적었다. 시도별로는 충북(100명·1.7%)을 제외한 16개 시도 모두 출생아 수가 전년보다 감소했다.
아이를 갖더라도 한 명에 그치는 추세도 두드러졌다. 첫째 출생아 수는 13만8300명으로 1년 전보다 6700명(4.6%) 감소했다. 둘째 출생아 수는 7만4400명, 셋째 아이 이상은 1만7300명으로 각각 9500명(11.4%), 2900명(14.5%) 줄어 감소 폭이 훨씬 컸다. 첫째아의 비중은 1.9%포인트 늘어 60%대를 넘겼다.
사망자 수는 35만2700명으로 1년 전(37만2900명)보다 2만200명(5.4%) 감소했다. 인구 1000명당 사망자수를 뜻하는 조사망률도 0.4만명 줄어든 6.9명이었다. 팬데믹이 덮치면서 사망자가 역대 최대를 찍었던 2022년과 비교하면 낮아졌으나,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 출생아 수 및 합계출산율 추이. (자료=통계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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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우리나라 인구는 2020년부터 4년 연속 자연감소했다.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12만2800명 많았다. 2022년(12만3800명)보다는 1000명 감소했으나, 인구 1000명당 자연증가를 보여주는 자연증가율은 -2.4명으로 동일했다. 시도별로는 세종에서 1200명 늘어난 것을 제외하고는 16개 시도 전부 자연감소했다. △경북 1만5100명 △부산 1만3400명 △경남 1만3300명 △서울 1만2100명 △전남 1만2000명 △전북 1만600명 등 10만명 넘게 줄어든 시도가 6곳이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혼인 건수가 계속 줄어왔기 때문에 그 영향으로 2023년 합계출산율이 0.72명에 그쳤고, 올해도 그 영향이 좀 더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향후 고령화의 영향으로 사망자 수는 계속해서 늘어날거고 출산율이 떨어져 출생아 수가 줄어든다면 자연 증가의 감소 폭은 계속해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