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법원 출두한 이준석 “이번에 모두 종식”…與 “인용시 재앙”

서울남부지법 3~5차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
李 “이준석 잡기 그만, 정치파동 멈춰야”
與 “내쫓기 위한 당헌개정, 천동설 같은 주장”
  • 등록 2022-09-28 오전 11:51:01

    수정 2022-09-28 오전 11:51:01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오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의 심리를 맡은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출석했다. 앞서 지난달 17일과 이달 14일에 이은 세 번째 법원 출석이다. 이번 법원의 판단으로 이 전 대표와 국민의힘의 지루한 가처분 공방전의 최종 결론이 날 예정이라 양측은 모든 화력을 총동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법정 앞에는 이준석 변호인단과 수십여 명의 유튜버, 취재진이 몰려 발디딜틈 없이 혼잡했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를 비롯해 이 전 대표를 향한 반대 세력의 항의와 이 전 대표를 연호하는 세력이 엉키며 일부 몸싸움이 벌어지면서 경찰이 이를 제지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헌 효력 정지 가처분 심문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황정수 수석부장판사)는 이날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과 정진석 비대위원장 및 비대위원 6명을 상대로 낸 3∼5차 가처분 신청 사건을 심문한다.(사진=국회사진기자단 제공)
이 전 대표는 법원에 출석하면서 기자들이 소감을 묻자 “최근 경제 상황이 어려운데 제발 다들 정신 좀 차리고 이준석 잡기가 아니라 물가잡기, 환율잡기에 나섰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어 “이번 가처분 결정으로 인해 모든 게 종식됐으면 하는 생각”이라며 “지난번 결정 때 이미 끝났어야 하는데 왜 이렇게 정치파동을 이어가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가 심리하는 사안은 △국민의힘이 새 비대위 설치를 위해 비상상황 등을 구체화하면서 당헌 개정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가 있었는지 여부(3차 가처분 전국위회 의결의 효력 정지) △정진석 비대위원장 직무집행과 정 위원장을 임명한 9월 8일 전국위 의결의 효력 정지(4차 가처분) △정진석 비대위 체제 속 비대위원 6인의 직무집행과 이들을 임명한 9월 13일 상임전국위 의결의 효력 정지(5차 가처분) 등을 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3차 가처분 신청 사건은 이달 14일에 이은 두 번째 심문기일이며, 4∼5차는 첫 기일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법원의 판단으로 주호영 비대위가 해제되자 새 비대위 출범을 위해 당헌을 개정했다. 종전 당헌 96조 1항은 ‘당 대표가 궐위되거나 최고위원회의의 기능이 상실되는 등’의 경우를 비상상황으로 규정했으나, 개정 당헌에서는 비상상황을 ‘당 대표 등 사퇴 궐위’, ‘선출직 최고위원 및 청년최고위원 중 4인 이상의 사퇴 등 궐위’, ‘그 밖에 최고위원회의에서 전원 찬성으로 비대위 설치를 의결한 경우’ 등 3가지 사례로 명시했다. 이 같은 당헌 개정 이후 국민의힘은 비대위를 새로 꾸리고 당내 최다선(5선)인 정진석 국회부의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이 전 대표는 ‘비상상황’을 규정한 당헌 96조 1항의 절차·내용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한다. 개정된 당헌이 정당민주주의를 침해하고 평등원칙과 소급금지 원칙에도 반한다는 논리다. 이에 따라 이날 법원의 심문에서 개정된 당헌에 절차·내용상 하자 여부를 비롯해 새 비대위 출범을 둘러싼 무효 여부 등을 둘러싸고 국민의힘과 이 전 대표 측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국민의힘 측에서는 이번에도 법원이 이 전 대표의 손을 들어주게 되면 당 지도부가 또다시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이 전 대표 측의 추가 가처분 가능성, 불리한 여론 등을 감안해 3차 비대위를 구성하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인 만큼 현재 원내대표를 맡은 주호영 원톱체제로 사태를 수습할 계획이다. 현재 당의 ‘6개월 당원권 정지’ 결정으로 내년 1월 9일 이 전 대표가 복귀하기 전까지 새 지도부 구성을 위한 국민의힘 전당대회도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법원이 이번에는 가처분을 기각할 경우 국민의힘은 정진석·주호영 투톱 체제로 정기국회에 안정적으로 임할 수 있게 되고, 이 전 대표가 대표직에 복귀할 여지는 사라지게 된다.

이날 국민의힘 비대위원 자격으로 법원에 출석한 전주혜 의원은 “당이 안정을 찾고 앞으로 집권여당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 오늘 변론에서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의원은 법원의 가처분 인용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법원의 인용 결정은) 당헌 개정이 이준석 전 대표 쫓아내기 위해 국힘이 그 계획 하에 만들었다는 논리가 인정돼야 하는데 그건 천동설과 같은 것”이라며 “인용된다는 것은 상상하고 싶지도 않다. 저희로서는 재앙”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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