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만원 올라서 못 받을 줄 알았으면 차라리 가게 접고 놀러 다닐 걸, 괜히 하루 15시간씩 뼈 빠지게 일했네요.”
정부가 손실보전금 지급에 나서는 가운데 기준에서 벗어나 지급 대상에 들지 못한 소상공인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앞세운 지급 기준이 복잡하고 합리적이지 않아 사각지대가 발생한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이에 대해 중소벤처기업부는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따라 매출이 감소한 소상공인을 지원한다는 기본 원칙을 따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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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손실보전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소상공인들은 크게 두 가지를 문제점으로 꼽는다. 먼저 매출 감소기준을 불합리하게 적용해 1·2차 방역지원금을 받은 사업자임에도 손실보전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는 점이다.
손실보전금은 지난해 12월 15일 이전에 개업해 그해 12월 31일 기준 영업 중이면서 매출액이 감소한 소상공인·소기업 또는 연 매출 10억원 초과 50억원 이하 중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이 기준에 따라 1·2차 방역지원금을 받았더라도 손실보전금의 매출 감소 기준을 충족하지 않으면 지급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게 중기부 측 설명이다.
2020년 12월~지난해 5월 개업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매출과 비교해 지난해 하반기 매출이 오르면 손실보전금을 받지 못한다. 또 지난해 6월~10월 개업은 그 해 7~11월 대비 12월 매출이 증가하면 역시 대상에서 제외된다. 지난해 11~12월 개업자는 사업체가 속한 업종의 평균 매출액 증감을 적용한다.
소상공인들은 매장을 연 직후보다는 점차 입소문이 나서 고객들이 늘어나는 시간이 있음에도 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기준을 세웠다고 지적한다. 또 특수한 상황으로 연말에 손님이 잠깐 늘었다 다시 줄어들 수 있음에도 이를 비교 기간으로 삼은 것은 불합리하다고 꼬집는다.
폐업기준일을 세움에 따라 하루 차이로 지원이 엇갈리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점도 아쉽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12월 31일 영업이 기준이라, 코로나19 상황을 버티다 못해 기준보다 하루라도 빨리 폐업한 사업자들은 손실보전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일부 소상공인들은 자체적으로 이런 문제점을 담은 성명문을 정치권 등에 배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2차 방역지원금을 받은 업체는 이미 코로나19에 따른 피해 규모를 인정받은 것”이라며 “손실보전금도 3차 방역지원금 성격으로 지급을 약속했으니 1·2차 방역지원금 지급 기준으로 폭넓은 지원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또한 “폐업기준을 철회하고 코로나19 발생 기간에 영업을 해 방역 지침을 이행한 폐업 업체에 대해서도 손실보전금을 지급하라”며 “이와 별개로 대통령이 약속했던 소급 적용도 신속히 실행해 달라”고 주문했다.
중기부는 손실보전금 지급 기준이 명확하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방역조치로 인해 매출이 감소한 업체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제기되고 있는 문제에 대해 해명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지난 1·2차 방역지원금을 받았음에도 손실보전금에서 제외된 사례에 대해 “당시에는 방역 조치가 재개된 상황에서 지난해 신고 매출이 없었기 때문에 특수하게 월별 비교를 통해 매출 감소를 인정했던 것”이라며 “지금은 지난해 신고 매출액이 있으니 코로나 기간 중 정말로 손실이나 피해를 입은 분들께 지원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매출 감소 기준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재난지원을 하면서 있어왔던 원칙에 따른 것이고 매출 감소 기준을 처음 만든 것은 아니다. 이전과 비교하면 일관된 수준”이라며 “업체마다 유불리가 다르겠지만 개업일에 따라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많이 드린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폐업 기준과 관련해서는 “지난 2차 방역지원금은 1월 17일 폐업이 기준이었는데 당시와 비교하면 17일 정도 완화할 것”이라며 “최대한 넓게 드리고 싶지만 기준을 세우는 순간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이번에 손실보전금을 받을 수 있는 대상에서 제외된 사업자들이 추후 확인 지급이나 이의 신청이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된다면 지금까지의 원칙을 흔들게 되는 것”이라며 불가 입장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