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한국은행이 100원 동전 속 ‘이순신 장군’ 표준영정을 교체해야 할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순신 장군 표준영정 작가 고(故) 장우성 화백 유족이 한은을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침해 소송이 2심 판단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 1970년 발행된 100원 주화(위)와 1983년 발행된 100원 주화(사진=한국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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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장 화백 아들 장모씨는 지난 23일 서울중앙지법 민사216단독 조진용 판사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장씨는 전날(24일) 소송 대리인을 기존 법무법인 동인에서 법무법인 클라스로 변경하는 소송위임장도 제출했다. 소송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단 의지로 풀이된다.
앞서 1심인 중앙지법 민사216단독 조진용 판사는 지난 13일 장씨와 한은 사이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한은이 이순신 장군 영정 저작권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주장과 영정 반환 천구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100원 동전 속 영정이 원본과 다른 창작물이라고 봤다. 표준영정 상속자인 장씨에게 저작권이 귀속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화폐도안 영정에 대한 소유권이 장씨에게 남아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 장씨의 영정 인도청구도 기각했다.
조 판사는 “장 화백이 대금 150만원으로 영정을 제작한다는 계약 체결사실이 확인됐고, 대금을 지급받은 사실도 인정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화폐도안용 충무공 영정은 한은에 귀속되는 것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1973년부터 500원 지폐에, 1983년부턴 100원 동전에 장 화백이 1953년 그린 이순신 장군 영정을 사용했다. 한은은 1975년 장 화백에게 화폐 용도의 이순신 장군 영정을 별도로 제작해 달라며 150만원 상당의 계약을 체결했고, 해당 대금을 지급해 지금까지 사용해 온 것이다.
시간이 흘러 2021년 장씨는 한은이 영정 저작권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았다며 1억원 상당의 소송을 제기했다. 한은이 상속자인 자신과 명시적으로 저작물 이용계약을 체결하거나 영정 사용을 허가받지 않고 사용했으므로, 지난 40년간의 대가를 따로 받아야 한다는 취지였다. 아울러 장씨는 장 화백이 친일화가로 매도당했다며 영정 반환도 청구했다.
2심 재판부는 아직 배정되지 않았다.
| 한국은행 통합별관.(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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