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北 당 대회서 남북대화 제의할 수도"

"새 美 행정부 의식한 '온건' 대외메시지 전달 예상"
  • 등록 2020-12-31 오후 1:01:35

    수정 2020-12-31 오후 1:01:35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통일부는 1월 초순 개최될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북한이 남북대화 제의 등 어려운 대내외 환경을 고려한 전향적 입장 변화의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미국을 향해선 신 행정부를 의식한 온건기조의 대외메시지를 전달하는 한편, 외부에는 자주·평화·친선 국제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했다.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 대표증 수여식이 30일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1일 보도했다.[조선중앙통신 캡처, 연합제공]
통일부는 31일 배포한 ‘북한 8차 당대회 관련 참고자료’에서 북한이 당 대회에서 발신할 대외메시지와 관련해 이렇게 전망했다. 북한은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가 확실시된 이후에도 아직 공식적 메시지를 내놓지 않고 있다.

특히 남북관계와 관련, 남북대화 제의 등 대남메시지 발신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대외적으로는 중국·러시아 및 쿠바 등 사회주의·비동맹국가와의 친선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치 분야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위 격상·강화 △‘당규약’ 개정 △세대교체 단행 △‘신(新) 전략노선’ 발표 △총동원체제 구축 목적 ‘사상교양’ 강화 등의 변화가 있을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당 중앙지도기관 선거가 8차 당 대회 안건으로 예고돼 있다”며 “북한이 내년 초에 있을 제8차 당 대회에서 지도부 개편을 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7차 당 대회에서 김 위원장이 당 ‘최고 수위’를 임명되는 ‘노동당 위원장’으로 추대 선포한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당 대회에서도 김 위원장의 지위가 격상되거나 당 권력기구가 재편되며 등 북한 지도부 전반적인 재정비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2017년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발탁된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정치국 위원에 진입하고 이와 동시에 조직지도부장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당 대회 준비위원장을 김재룡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전 내각총리)이 맡았다는 점에서 그가 현재 최고 핵심부서인 조직지도부 부장을 맡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관련사항에 대한 북한의 공식적인 발표·언급이 없어 결론을 내리기 이르다”면서도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군부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노동당 중심의 지도 체계를 강화하는 모습도 이어질지 관심이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지난 8월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업무보고에서 북한이 지난해 말 노동당 내에 군정지도부를 신설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군 내 있는 총정치국의 위상을 넘어서는 것으로 군에 대한 당의 통제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해당 군정지도부가 완전히 새로 나온 부서인지 기존 당 군사부의 권한과 업무를 확대한 것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이외 북한은 이번 당 대회에서 국방력 강화 계획을 발표하고 ‘자력갱생’의 기조하에 새로운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와 수해, 국제사회 제재 등으로 북한 경제상황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협력 의지를 표명할지 역시 주목된다.

당 대회와는 별개로 당장 김 위원장이 신년사를 발표할지 역시 주목된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당 대회 준비상황을 전하며 “당 제8차 대회에 참가할 대표자들이 12월 하순 평양에 도착해 수도 시민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고 전했다. 김 부위원장이 대표증을 참가자에게 전달하는 수여식도 열렸다. 당 대표자들이 이미 평양에 도착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장 1월 1일이나 1월 2일 당 대회가 개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신년사는 생략될 가능성이 크다.

노동당 당 대회는 당 사업 결산, 당 노선과 전략전술에 관한 기본문제 결정, 당 중앙위원 선출, 당규약 개정 권한을 가진 당의 최고지도기관이다. 2016년 열린 7차 당 대회에서는 당 대회 대표자 3667명, 방청자 1387명 등 총 5054명이 참가해 4·25문화회관에서 4일 일정으로 열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당 중앙위원회·중앙검사위원회 사업 총화 보고, 당규약 개정, 당 중앙지도기관 선거, 폐회사 순으로 진행된다.

당 대회 개최 전후로 열리는 군중동원 행사 역시 관심사다. 2008년 10월 10일부터 닷새간 열린 6차 당 대회의 경우 군중시위와 집단체조가 진행됐고, 7차 당 대회는 평양시 군중대회·군중시위, 야회·횃불 행진 등이 진행됐다. 열병식 등이 진행되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이 나올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으나 아를 위한 대형 무기 이동 흔적 등을 파악되지 않는다고 북한 전문가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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