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게 '국부유출' 비판받은 호텔롯데..지배구조 살펴보니

지분 99%가 일본 롯데계열사 소유
배당금의 99% 일본으로 흘러가
순환고리는 작년에 비해 80% 가량 줄여
  • 등록 2016-06-10 오후 2:45:23

    수정 2016-06-10 오후 2:45:23

10일 오전 검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지고 있는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그룹 본사 로비 앞이 취재진으로 북적이고 있다.
[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수사가 면세점에 이어 총수 일가를 포함한 그룹 전방위로 번지면서 롯데의 지배구조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검찰이 호텔롯데가 거둔 대부분의 수익이 일본으로 흘러가는 현 지배구조를 ‘국부유출’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호텔롯데는 한국 롯데의 지주 회사격이지만 지분의 99%를 일본 롯데계열사가 소유하고 있다. 광윤사 및 L투자회사가 80%, 일본 롯데홀딩스가 19% 씩이다. 모두 일본에 위치한 롯데 관련사로 최대주주는 일본 롯데홀딩스다. 나머지 1% 가량은 부산롯데호텔과 호텔롯데가 나눠 갖고 있다.

이에 호텔롯데의 배당금의 대부분은 일본으로 흘러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작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주당 200원씩 총 204억원을 주주들에게 배당했다. 따라서 부산롯데호텔 등에 대한 배당금을 제외한 202억원은 롯데홀딩스 등 일본 주주들이 챙긴 셈이다.

이 같은 지적에 따라 신동빈 회장은 작년 8월부터 호텔롯데 상장(IPO)을 추진해 왔다. 호텔롯데를 올 상반기 안에 증권거래소에 상장해 기존주주의 지분율을 줄이는 방식으로 호텔롯데 주식을 ‘많은 주주가 소유할 수 있는 대중주식’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롯데가 일본기업이 아닌 엄연한 한국기업이라는 사실을 지분구조 상 드러내기 위해서다.

그러나 롯데 일가 장녀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면세점 비리 의혹에 휩싸이면서 상장 예정일(6월29일)이 3주 가량 밀렸다. 여기에 검찰 수사가 오너일가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호텔롯데 IPO가 무기한 연기될 확률이 높아졌다. 신동빈이 공언해온 롯데 지배구조 개혁안 역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외 롯데그룹의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도 비판 대상이다. 그룹 내 순환출자 고리는 작년 경영권분쟁 당시 416개에 달했다. 계열사들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보니 오너 일가가 소수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다는 비판이 거셌다. 다만 롯데그룹은 순환출자 고리를 제거하는 작업에 돌입했으며 신동빈 회장의 주식 매입 등으로 67개(작년 12월 말 기준)로 순환출자고리를 80% 이상 줄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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