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개장 초 2% 넘게 급락했던 주가지수는 반등을 눈 앞에 두고 있으며, 환율은 상승폭을 낮추고, 채권 금리는 낙폭을 키우고 있다. 국가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디폴트스왑(CDS)도 차츰 안정을 되찾는 분위기다.
당초 북핵이나 천안함 때 보다 단기적인 타격이 더 클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빠르게 안정되는 것은 이미 수차례 반복된 학습 효과와 정부의 신속 대응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 코스피·금리·CDS 스프레드 안정세..안정화되는 국내 경제
24일 코스피는 개장과 동시에 북한 발 악재에 따른 불안감이 반영되면서 1900선 이하로 떨어져 한 때 1880선까지 후퇴했었다. 하지만 오전 10시10분을 전후해 외국인 매수세가 빠르게 유입되면서 1900선을 회복하고, 오후 1시42분 현재 1926.80에 거래되고 있다.
북한 충격으로 인한 가격 조정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자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주가도 상승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역외시장에서 1180원까지 치솟았던 달러-원 환율은 1140원대로 상승세를 낮췄다. 전날에 이어 10원 안팎의 오름폭을 나타내고는 있지만, 역외선물환 시장에서의 급등이 진정되면서 충격이 확대되지는 않고 있다는 평가다.
금리는 아래쪽으로 보폭을 키우고 있다. 개장 초 만기별로 보합 내지는 1bp 가량 하락을 나타냈던 만기별 국고채 금리는 5bp 내외 하락을 보이고 있다.
◇ 정부 24시간 비상체제..시장 안정화에 `안심`
정부도 북한의 도발에 따른 파장이 경제에 미칠 파장을 시시각각 체크하는 등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으면서도 국내 경제가 빠르게 안정을 찾는 것에 안도하는 모습이다.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시시각각 자금 및 금융시장 동향을 관계부처와 함께 살피고 있다"며 "다만 현재까지는 북한 도발에 대한 당초 우려와 달리 금융시장에 대한 충격이 크지 않은 것 같다. 시장 안정을 위한 유동성 공급은 시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명동 은행회관에서 경제금융점검회의를 열어 금융, 외환시장 동향을 살피고 쏠림현상이 발생할 경우 한국은행과 긴밀히 협조해 유동성 공급 등을 하겠다고 밝혀 시장심리를 안정시켰다. 이와 함께 3대 신용평가에 대한 도발 관련 정세와 한국경제의 안정적 운영 현황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알려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와 관련, 스탠더드앤푸어스(S&P), 무디스, 피치 등 3대 신평사들은 연평도 도발 직후 이번 사태가 우리 경제의 대외신인도에 큰 영향은 없을 것임을 재확인했다.
그는 "한국은 재정이 건전하고 경상수지가 흑자를 내고 있으며 외환보유액이 충분해 외부 충격을 흡수할 능력이 있다"며 "서해교전 등 과거 사례를 봤을 때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경제가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도 이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 출석, "지금까지 북한의 도발 역사를 보면 금융외환시장은 일시적 충격에 그쳤고 빨리 정상화됐다"며 "더이상 도발이 확대되지 않으면 앞으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으로 끝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 추가 도발·사태 장기화 등 변수
금융시장이 빠르게 안정을 되찾으면서 외국계 투자은행들도 이번 사태가 단기 악재에 그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UBS와 노무라,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등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이번 북한 사태가 전면전으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을 일제히 내놓았다. 이어 "한국 시장의 조정이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아직은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당장 북한이 다시 도발하거나 사태 가 장기화될 경우 우리 경제에 대한 잠재 리스크가 커진다는 점 때문이다.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은 "북한의 도발 수위가 계속 높아지고 있어 외국 자본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외국 자본이 북한 문제를 좀 더 비중 있게 감안할 수 있으며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한반도 비중을 축소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