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철 신원 회장, 28일 가석방…건강관리 전념할 듯

박 회장, 사기파산 혐의로 4년형 받고 복역
고령 및 형기 집행률 약 80% 고려
가석방 이후 경영 복귀 대신 건강관리 집중
  • 등록 2018-09-28 오전 11:37:44

    수정 2018-09-28 오전 11:37:44

박성철 신원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패션그룹 신원의 박성철 회장이 만기를 앞두고 가석방으로 출소한다. 사기파산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된 박 회장은 형기의 약 80%를 채웠으며 고령이라는 점 등이 고려됐다. 박 회장은 가석방 이후 경영복귀 대신 건강관리에 전념할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전날 가석방 심사를 통과해 이날 오전 남부교도소를 나온다. 지난해 8월 대법원에서 벌금 30억원과 4년형의 확정판결을 받은 박 회장의 만기 출소일은 2019년 7월 12일이다. 만기를 약 9개월 앞두고 가석방으로 풀려난 것이다.

박 회장은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주식과 부동산 등 300억원대의 재산을 차명으로 숨기고 개인파산·회생 절차를 진행해 채권단으로부터 250억원 상당의 빚을 탕감받은 혐의로 지난 2015년 7월 구속 기소됐다.

당시 1·2심 재판부는 “박 회장의 범행은 비슷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파산·회생제도의 신뢰에 큰 타격을 준 것”이라며 징역 6년과 벌금 50억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박 회장이 채무자회생법 시행 전 벌인 재산 은닉 등의 행위까지 처벌할 수 없다며 이를 파기환송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4월 이어진 파기환송심은 박 회장의 공소사실 일부를 무죄로 판단해 벌금 30억원과 징역 4년으로 감형했다. 대법원은 이 같은 원심 판결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형을 확정했다.

박 회장은 1973년 신원통상을 창립해 스웨터를 생산·수출하며 기틀을 다졌다. 1980년대부터는 해외시장을 개척하며 사세를 확장했다. 신원은 1990년대 여성복 브랜드 ‘베스띠벨리’, ‘씨’, ‘비키’ 등을 론칭하며 대중에 널리 알려졌다. 남성복 브랜드로는 ‘지이크’로 인기를 끌었다.

신원의 성장을 이끈 박 회장은 국가산업발전에 기여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금탑산업훈장(1987년)을 받았으며 1996년과 1997년에는 납세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대외적인 활동도 활발히 하며 한국의 패션 산업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1997년 한국의류산업연합회 회장과 1998년부터 2004년까지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박 회장은 가석방으로 출소한 뒤 신원 경영에 복귀하지 않고 건강관리에 집중할 것으로 전해졌다. 1940년생으로 올해 78세의 고령인 박 회장이 수감생활을 오랫동안 하면서 건강상태가 악화됐을 것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신원의 경영은 차남인 박정빈 부회장이 계속 맡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고령인 박 회장이 가석방 이후 바로 경영에 복귀하기에는 체력적으로 부담이 될 것”이라며 “박 부회장이 전반적인 경영을 이끄는 동안 박 회장은 몸을 추스리는 데 집중할 것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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