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웅인 "코미디 작품 힘들어, 선 넘으면 개콘돼"

악연 전문서 코미디 연극으로 돌아와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 국내 초연
'언어유희' 미타니 코키 최신작 출연
"애드리브 없어...대본 철저히 따라가"
  • 등록 2015-05-07 오전 11:55:38

    수정 2015-05-07 오전 11:55:38

6일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열린 연극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 기자간담회에서 정웅인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적도).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코미디 작품에서 제일 힘든 것은 어느 순간을 넘어가면 ‘개그콘서트’가 된다는 거다. 그 경계선을 잘 조절해야 한다”.

최근 몇년간 악연 전문 배우로 활약했던 정웅인(44)이 오랜 만에 코미디 작품으로 돌아왔다. 일본 최고 코미디 작가 미타니 고키의 신작 연극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에서 ‘지킬’ 역을 연기한다.

정웅인은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무대 위에서 코미디를 한다고 모두 연극이 되는 것은 아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작품의 수준이 질적으로 높아지려면 그 경계선을 얼마나 잘 조절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코미디의 적절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는 지난해 3월 일본 동경예술극장에서 초연한 최신작이다. 프랭크 와일드혼의 뮤지컬로도 유명한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가 원작(1886)이다. 미타니 코키 특유의 웃음과 코드가 더해져 원작과는 전혀 다른 ‘웃긴’ 이야기가 됐다.

인간의 ‘선’과 ‘악’, 두 개의 인격을 분리할 수 있는 신약 개발에 실패한 ‘지킬 박사’는 당장 내일로 다가온 연구 발표회에서 자신의 악한 인격 ‘하이드’를 연기할 무명 배우 ‘빅터’를 고용한다. 모두가 깜빡 속을만한 완벽한 연기를 선보이기 위해 리허설에 돌입한 두 사람 앞에 지킬 박사의 약혼녀 ‘이브 댄버스’가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렸다.

미타니 고키의 또 다른 작품 ‘웃음의 대학’(2010)에도 출연했던 정웅인은 이번 연극에서는 철저히 대본을 따르기로 했다. 그는 “연극에 출연하면서 입맛에 맞게 대사 조사를 고치고 애드리브를 넣기도 해봤다”면서 “미타니의 작품은 결국 번역되어진 대본대로 하는 것이 가장 좋더라. 철저히 대본에 따른다”고 귀띔했다.

이어 “웃음의 대학에 출연했을 당시에는 원작을 보지도 못하고, 송영창·황정민씨 초연대로 연기했다”며 “그래서 이후 재공연 때나 후배들이 답습해서 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초연에 대한 책임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웅인이 연극 무대에 오르는 것은 2013년 ‘그와 그녀의 목요일’ 이후 2년 만. “공연장에 오면 늘 즐겁다. 드라마나 영화와 달리 대학로에 나오면 다른 느낌의 삶, 활기찬 나 자신을 발견한다”며 “악역을 많이 한 만큼 이번에는 재미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지킬 역은 배우 최원영과 번갈아 맡는다. 악의 화신 하이드를 연기하는 순박한 무명배우 빅터는 이시훈이 연기하며 지킬 박사의 약혼녀는 신의정이 맡았다. 지킬 박사의 조수 ‘풀’ 역에는 배우 서현철과 박동욱이 더블 캐스팅됐다. 오는 7월 5일까지 공연한다. 관람료는 3만5000∼4만5000원. 02-749-9037.
지난 1일부터 국내 초연하고 있는 일본 코미디 작가 미타니 코키의 신작 연극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의 한 장면. 배우 정웅인이 ‘지킬’역으로 열연중이다(사진=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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