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오클라호마주 쿠싱 지역에 있는 원유 저장탱크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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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국제유가가 다시 마이너스(-)로 떨어질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미국 상품규제당국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13일(현지시간) 원유시장 관계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시장이 혼란스러워질 경우를 대비해 어떤 경우에도 거래의 중단 혹은 축소 권한을 포함한 규정을 유지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전했다. CFTC가 이같은 경고의 목소리를 낸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는 지난달에 이어 이번달에도 선물 만기를 앞두고 큰 폭의 마이너스 유가를 기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난달 이맘때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만기일(21일)을 목전에 두고 근월물을 팔고 원월물을 사는 롤오버(만기연장) 여파에 배럴당 -37달러까지 떨어졌다. 그런데 6월물 원유 역시 비슷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6월 인도분 WTI 등의 만기는 다음주 초다.
유가 폭락은 코로나19 확산세 탓이다. 코로나19가 경제 활동을 멈춰세우자 ‘산업의 근간’ 원유 수요가 급감한데 따른 여파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이날 월간 보고서를 통해 올해 2분기 원유 수요가 하루 8130만달러에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9860만배럴)과 비교해 무려 1700만배럴 이상 급감할 수 있다는 우울한 예상이다.
CFTC는 “우리는 (지난달 당시) 비정상적으로 높은 변동성과 마이너스로 떨어진 가격을 경험했다”며 “이번 권고안은 유가 전망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고 시장의 잠재적인 위험에 대비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