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초당파적 성격인 비영리기구인 ‘책임있는 연방예산위원회’(CRFB)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이 미국 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위원회는 두 후보의 연설, 공약,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토대로 분석을 진행했으며 “어떤 후보의 공약 하에서는 부채는 경제보다 빠르게 증가할 것이며, 대부분 시나리오에서 현행법보다 더 빠르고 높게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또 초과 근무 임금, 사회보장 혜택, 팁에 대한 세금을 폐지하려는 공약 등은 3.6조달러의 부채를 추가하며 불법 이민자를 구금하고 추방하기 위한 비용으로 3500억달러가 들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위원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장하는 관세 인상,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대한 세액 공제 대상 폐지 등은 3조 7000억달러의 재정 흑자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만약 일률관세가 20%라면 재정 수입은 4조 3000달러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인상된 관세는 돌고돌아 최종 소비자가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우익 헤리티지 재단의 경제학자이자 트럼프 경제 고문인 스티븐 무어조차 지난 폴리티코가 주최한 행사에서 “관세는 소비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해리스 부통령 역시 트럼프 감세 도입시 반대했지만 지금은 연봉 40만달러 미만을 버는 사람들에 한해 TCJA 연장을 공약하고 있다. 이 경우, CRFB는 부채가 3조달러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또 자녀 세액 공제와 소득세 공제를 크게 확대해 1조 3500억달러 부채가 추가될 것이라고 봤다. 해리스 캠프는 이같은 공약에 CFRB 추산보다 훨씬 적은 비용이 들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 역시 팁에 대한 소득세 감면을 주장하고 있지만, 연방소득세 100% 감면을 주장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해리스 부통령은 소득세 감면 대상을 연봉 7만 5000달러 이하로 제한하고 면세금액도 상한선을 두는 쪽을 고려하고 있다. 또 팁으로 얻는 수입에 대한 급여세는 계속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이 때문에 팁에 대한 소득세 감면에 따른 부채 규모는 트럼프 전 대통령 공약보다 1000억달러 적은 2000억달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는 2024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99%인 정부 채무잔고가 해리스 정권의 경우 2035년 133%, 트럼프 정권이라면 2035년 142%가 될 것으로 봤다.
다만 양 후보의 공약 모두 국회의 승인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이는 만약 행정권력과 의회권력이 나눠질 경우, 법인세 인상 등 대부분이 실행이 어려운 상태라는 것을 의미한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은 미국 여론조사 사이트인 ‘리얼 클리어 폴리틱스’를 인용, “상원은 현 시점에서 공화당이 100석 중 53석으로 다수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하원은 어느 쪽도 우세라고 할 수 없는 선거구가 많아 양당 모두 과반이 되는 218석을 차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