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공 위험 큰 비만대사수술, 복강경.내시경 결합 수술법으로 해결

한림대동탄성심병원 박경호 교수, 내시경 결합 비만대사수술로 합병증 및 누출 제로
물과 공기 주입을 통한 기포 발생여부로 봉합상태 최종 점검하여 수술완성도 높여
  • 등록 2020-09-03 오전 10:32:22

    수정 2020-09-03 오전 10:32:22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비만대사수술은 미국 등 해외에서 널리 시행되는 수술이다. 고도비만 뿐 아니라 당뇨병 치료에도 효과가 크다는 연구결과들이 있으며, 미국 당뇨병학회에서는 비만대사수술을 제2형 당뇨병 환자에 대한 표준진료지침으로 포함했다. 국내에서도 한해 500례 정도 비만대사수술이 시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비만대사수술이 건강보험급여를 적용받은 2019년에는 2000례가 넘는 수술이 이뤄졌다.

대표적인 비만대사수술에는 위소절제술, 루와이위우회술이 있다. 두 수술은 위의 일부만 남기고 기기를 이용해 위를 잘라내면서 동시에 봉합하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이때 절제부위가 위의 면적이 커지는 부분이어서 봉합 시 압력이 크게 증가하게 된다. 또 봉합 후에도 크기가 줄어든 위에 음식물이 들어옴에 따라 또다시 압력이 증가한다. 때문에 수술 시 봉합이 미진하거나 아주 작은 틈이라도 있을 경우, 봉합이 풀리거나 틈이 벌어지며 천공이 발생할 수 있다.

이처럼 비만대사수술 후 봉합 부위에 누출이 일어나는 경우가 잦아 이로 인해 합병증이 발생하고 재수술을 받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외과 박경호 교수는 복강경과 내시경을 결합한 새로운 비만대사수술법을 적용했다.

그는 복강경과 내시경을 이용해 위의 안과 밖을 동시에 보면서 수술하는 ‘복강경 및 내시경 결합 비만대사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이 수술법은 내시경으로 위의 내부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복강경 카메라로 확인이 어려운 미진한 봉합 부위를 정확히 찾아낼 수 있고, 절제부위의 내부출혈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또 혹시 모를 누출을 막기 위해 수술부위를 다시 꿰매는 추가봉합도 생략할 수 있어 수술시간까지 단축했다.

박 교수는 수술 시 눈에 보이지 않는 틈까지 찾아내기 위해 물과 공기를 이용하여 누출 부위를 추가 점검하고 있다. 이 방법은 위의 외부에서는 물을 뿌리고 위 내부로는 공기를 주입하여 기포가 발생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기포가 발생할 경우 공기가 빠져나갈 수 있는 틈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해당 부위에 추가 봉합을 한다. 이처럼 철저한 비만대사수술로 박 교수는 현재까지 단 한 건의 합병증이나 봉합부위 누출이 발생하지 않았다.

‘복강경 및 내시경 결합 비만대사술’은 봉합문제를 해결하고 안정적으로 수술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내시경장비까지 사용해야 한다는 어려운 점이 있다. 이 수술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수술을 보조하는 외과 전공의들이 내시경장비를 수월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외과 전공의들이 내시경장비를 배우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의 경우 의료진이 언제라도 내시경장비 사용법을 익힐 수 있는 시뮬레이션센터를 갖추고 있어 이처럼 복강경과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이 가능했다.

박경호 교수는 “비만대사수술은 고도비만 및 당뇨병 환자들이 삶의 질을 크게 개선시킬 수 있는 수술이지만 봉합 관련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며 “‘복강경 및 내시경 결합 비만대사수술’은 외과전공의가 내시경장비까지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적용 시 봉합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환자들에게 안정적으로 수술을 시행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경호 외과 교수(왼쪽 3번째)가 복강경수술을 시행하고 있으며, 오른쪽에서 첫 번째 외과 전공의가 내시경으로 내부 출혈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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