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하루밤새 세상이 달라진 것인가. 주식시장이 모처럼 활짝 기지개를 폈다. 미국증시의 극적인 반전과 나스닥선물이 장중내내 붙박이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국내증시도 랠리가 펼쳐졌다.
시장분위기가 하루아침에 바뀐 모양세다. 미국 현지에선 "증시가 반등할 때 시장에 참여하는게 중요하다. 지난 2월 주식형펀드에서 돈을 찾아간 투자자들은 어리석을 짓을 했다고 생가할 수도 있다.(CNNfn)", "지금 반도체를 매수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이다.(스마트머니)" 등과 같은 적극적이고 과감한 주장도 고개를 내밀고 있다.
하지만 보수적 분석도 여전하다. 국제적인 신용평가기관인 S&P의 마크 매튜는 "인텔의 실적 발표 이후 아시아 주식시장이 랠리를 보이고 있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 매튜는 18일 불름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인텔의 실적이 하향조정한 전망치를 살짝 넘었다고 시장이 흥분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면서 중요한 것은 "인텔의 매출이 급속히 줄어들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엇갈린 시장전망에도 불구하고 시장참여자들은 전자의 긍정적인 전망을 따른 셈이다. 국내증시에선 외국인과 국내기관이 모처럼 쌍끌이에 나섰다. 거래소는 540선을, 코스닥은 70선을 회복했다.
그리고 거래소와 코스닥, 선물시장은 이날 함께 5일 지수이평선이 20일선을 밑에서 위로 꿰뚫는 단기 골든크로스를 발생시켰다. 거래량도 꽤 늘었다. 주가의 하방경직성에 대한 믿음도 갈수록 공고해지고 있다. 때문에 추가반등 가능성에 무게의 중심이 실리고 있다.
다만 본격적인 상승이 시도되기 위해선 국내기업의 실적개선이 뚜렷하게 나타나야 하고,550선 위에 밀집된 매물의 저항을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한번쯤 귀를 기울여 볼 일이 아닌가 싶다.
◇단기 골든크로스 발생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단숨에 540선대로 올라섰다. 하루전 보다 26.03포인트 급등한 540.00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달 26일 이후 20여일만에 540선을 회복한 것이다.
그동안 저항선으로 작용했던 20일선(517.97))도 훌쩍 넘어섰다. 5일선(518.53P)이 20일선도 꿰뚫었다. 5일과 20일선간의 단기 골든크로스 발생은 지난 2월 22일 이후 근 두달만의 일이다.
코스닥지수도 3.88포인트(5.68%) 상승한 72.19포인트로 마감하면서 5일선(69.10P)이 20일선(68.64P)를 상향돌파했다. 코스닥지수의 단기 골든크로스 발생은 지난 2월 26일 이후 50여일만의 일이다. 코스닥지수는 이제 120일선(73.74P)과 60일선(75.48P)에도 성큼 다가선 모양세다.
선물지수도 5일선과 20일선간에 단기 골든크로스를 발생시킨 가운데, 이날 외국인은 역대최고수준의 신규매수에 나섰다.
◇외국인,선물 신규매수 역대최고
선물지수는 하루전 보다 4.25포인트(6.69%) 뛰어 오른 67.75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달 26일 이후 가장높은 수준이다. 지수급등으로 올들어 8번째 사이드카가 발동(12시 34분)됐다.
이날 선물지수는 외국인이 이끌었다. 외국인은 4051계약의 매수포지션을 취한 채 하루를 넘겼지만, 신규매수 규모가 1만738계약에 달했다. 종전 역대최고 수준이었던 지난해 12월 13일의 1만3계약을 뛰어넘은 것이다.
선물의 경우 포지션 변경이 잦은 만큼, 외국인의 포지션 유지여부를 주목해 볼 일이다. 외국인이 청산에 나설 땐, 매수물량이 반대로 매물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거래소/코스닥, 거래량 모처럼 4억주 넘어
거래가 살아난 것은 일단 고무적이다. 이날 거래소 거래량은 4억9486만주로 5억주에 바짝 다가섰다. 단일종목으로 거래량이 1억주를 넘어선 현대전자를 감안하더라도 평소 거래량 보다 크게 늘어난 것이다. 거래량이 5억주에 육박한 것은 지난 2월 20일(4억9856만주) 이후 근 두달만의 일이다. 거래대금도 모처럼 2조원대를 넘어섰다.
코스닥시장의 거래량도 4억4671만주를 기록했다. 평소 보다 1억주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이처럼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의 거래량이 증가한 것은 손바뀜이 활발해진 탓이지만 그만큼 시장참여자가 늘어난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거래량의 증가는 시장의 유동성 보강측면에서도 긍적적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외국인,현물 매수강도는 크지 않아
이날 외국인은 거래소시장에서 57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하면서 엿새째 매수우위 기조를 이어갔다. 최근 엿새동안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5836억원이다. 하루평균 1천억원 가까이 사들인 셈이다.
그러나 이번주(16일~18일)들어 사흘간 외국인의 매수규모 836억원에 그치고 있어 하루평균 300억원을 밑돌고 있다. 최근의 매수주체가 외국인이었음을 고려한다면 매수강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일이다.
외국인의 매수강도가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는 것은 삼성전자와 무관치 않다. 외국인은 이날 삼성전자를 387억원(18만6000주)어치를 순매수해 전일(166억원) 보다 두 배 이상 더 사들였다. 그러나 지난주 1천억원을 훨씬 웃돌았던 매수세와 비교하면 그 강도는 크게 떨어진 셈이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이날 현재 57.70% 안팎으로 지난 13일 이후 나흘째 사상최고치경신을 이어가고 있다. 대주주와 외국인 지분을 제외한 삼성전자의 유통물량은 전체 발행주식의 10% 미만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만큼 외국인 지분율의 상승폭도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외국인의 매수강도가 떨어질 경우 국내기관과 개인이 후속매수세를 채워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 시점이다.
◇오를 때나, 떨어질 때나 냉정함을 유지해야
주식시장은 살아있는 유기체와 같다. 때문에 정체된 모습을 보이질 않는다. 오르거나 떨어지거나 시장상황에 따라 제갈길을 가는게 주식시장이다.
어쨋든 하루밤새 시장의 분위기는 크게 바뀌었다. 대다수 시황분석가들도 박스권의 전망치를 한단계 상향조정하고 나섰다. 이날 분위기가 뒤바뀐 것은 앞서도 지적했듯이 미국증시의 영향이 결정적이었다. 나스닥선물의 붙박이 상한가 행진은 기대심리를 더한층 크게 높여놨다.
하지만 국내증시를 둘러싼 내부요인은 크게 달라진 것이 별로 없다. 환율이 다소 안정을 되찾고 있고, 정책적인 노력이 뒤따르고 있지만 그밖의 변수는 커다란 변화가 없는 상태이다.
이달초 주가지수가 500선을 깨고 내려서는 약세장에서 강력한 지지선으로 작용했던 550선이 이제는 저항선으로 작용할 가능성과 함께 550선 위에 밀집된 매물벽을 극복해야하는 일도 숙제로 남아있다. 국내기업의 1분기 실적도 지켜볼 일이다.
전일 하한가를 기록하던 나스닥선물이 하루밤새 상한가로 돌변된 상황도 생각해 볼이다. 5분앞도 내다보지 못하는게 주가라지만, 세계증시를 좌지우지하는 나스닥선물의 변별력에 대해서도 한번쯤 생각해 볼이다.
분위기는 좋다. 그러나 분위기에 취하기 보다는 오를 때 흥분하지 말고, 떨어질 때 냉정함을 잃지 않는 그런 자세가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