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현동기자] 국민은행 주주총회가 노조의 경영진 문책 요구 등으로 파행을 빚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별다른 문제없이 종료됐다.
이낙원 국민은행 노동조합 국민지부 위원장이 발언권을 요구하면서 행사진행이 일시 지연되기도 했지만 별다른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23일 국민은행은 오전 10시부터 여의도 본점 4층 강당에서 제 3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2003회계년도 결산실적 승인을 비롯해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 상설화 등 정관변경, 신임 이사 승인, 사외이사인 감사위원회 위원후보 승인, 주식매수선택권 부여분 승인 등의 안건을 1시간 20여분만에 통과시켰다.
지난해 결산실적 악화에 대한 주주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윤종규 개인금융그룹 부행장은 "신용카드채권의 증가는 지난해 국민카드를 합병한 데 따른 것으로 LG카드 사태와는 관련이 없다"면서 "신용카드수입수수료가 크게 늘어난 것도 국민카드 합병에 따른 것"이라고 답변했다.
윤 부행장은 또 "올해부터는 현금서비스나 카드론은 줄여나가고 신용도가 높은 고객을 중심으로 신용판매쪽 비중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손상각비 급증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LG카드 사태 여파로 인한 가계금융 부문의 부실과 소호부문의 충당금 발생으로 약 4조5000억원의 대손상각이 발생해 올해 배당을 실시하지 못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날 주총에서 승인된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는 향후 1∼2년간 상설기구로 구성돼 은행 안팎에서 추천된 후보군을 대상으로 상시 평가 활동을 벌여 단수 또는 복수의 최종 후보를 이사회에 추천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에 대한 세부사항은 향후 이사회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또 이성규 영업지원그룹 부행장을 상임이사로 신규 선임하고, 최운열 조왕하 전영순 씨 등을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외에 국민은행은 사외이사 자격을 ▲상장 또는 등록법인의 임원 등에 준하는 전문경영인 ▲정규 대학 교수 이상 등에 준하는 자 ▲변호사 또는 공인회계사로 실무 경험 5년 이상인
자 ▲10년 이상 금융 업무 관련 기관에 종사한 자 등으로 제한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이낙원 노조위원장이 지난해 결산실적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과 함께 임원들에 대한 성과급 지급에 대한 성과평가 결과를 공개하고, 행장이 책임을 지고 용퇴할 것을 요구했다.
이 위원장은 "국민지부가 작성한 경영분석 결과를 비롯해 노조원 설문조사 결과 및 임원진의 성과급 지급 등에 대한 평가결과를 공개하라"면서 "또 지난해 실적책임을 지고 용퇴할 의사가 없는가"고 물었다.
그렇지만 김정태 행장이 "오늘 이 자리는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모든 임직원들이 주주들 앞에서 지난 1년간의 경영실적에 대해 평가를 받는 자리"라면서 "노조위원장이 떠들 자리가 아니다"고 반박하면서 노조의 발언 자체가 힘을 얻지 못했다.
이와 관련, 국민지부 관계자는 "전일 노조의 입장을 이미 발표한 만큼 향후 지속적으로 경영평가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이날 주총에서 일부 주주들은 지난해 이성남 감사위원을 비롯한 임직원들에게 부여한 주식매수선택권 부여의 승인과 관련,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낸 상황에서 스톡옵션을 부여를 승인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제기했지만, 정관상의 규정대로 통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