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오현 기자]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삼성물산을 상대로 제기한 약정금 청구 소송에서 법원이 삼성물산의 손을 들어줬다. 삼성물산(028260)이 엘리엇에 지연이자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본 것이다.
| 서울법원종합청사 전경. (사진=백주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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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중앙지법 제22민사부(부장판사 최욱진)는 엘리엇이 삼성물산을 상대로 낸 ‘267억원’ 약정금 청구 소송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원고와 피고 사이 합의서 내용은 (양측이 약정한) 실질에 있어 주식매매대금의 지급과 동일함에도 다른 명목으로 지급된 금원을 포함하기 위한 규정으로 해석될 뿐, 지연손해금을 포함하기 위한 규정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주식매수대금에 대한 지연손해금은 각 주주별로 지연손해금 발생 종결일이 달라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어 ‘주당 대가’로 환산되기 어려운 성질의 금원”이라며 “이 사건 합의서에 지연손해금을 주당 대가로 환산하는 정의 규정이나 계산 방식이 포함되어 있지도 않다”고 설명했다.
엘리엇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삼성물산과 비밀합의를 체결했고 이에 따라 삼성물산 지분 매각 대금 외 미정산된 지연손해금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22년 대법원이 또 다른 주주들이 제기한 주식매수가격 결정 소송 선고를 확정한 뒤 엘리엇은 삼성물산으로부터 약 747억원을 받았으나, 이에 대한 지연이자가 정산되지 않았단 입장이다. 반면 삼성물산 측은 합의서상 지연손해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삼성물산 주식 7.12%를 보유하고 있던 엘리엇은 합병에 반대하며 주식매수가격 결정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물산은 소를 취하하는 대가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했던 다른 주주들이 받는 보상과 동일한 내용으로 지급한다’는 내용의 비밀합의를 엘리엇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