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美법원 평결..예상되는 3가지 시나리오

삼성, 재판서 지면 3조원 배상에 브랜드 이미지 추락
애플, 재판 질 경우 특허권 남용 비난 뭇매 맞을 듯
한쪽 손 들어주기 힘든 美법원..상호 특허침해 판결 가능성
  • 등록 2012-08-23 오후 3:32:28

    수정 2012-08-23 오후 3:32:28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애플이 미국에서 진행 중인 특허소송이 이르면 24일 결판난다. 배심원들이 평결하기에는 재판 내용이 너무 전문적이라는 이유로 늦춰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배심원단의 평결과 판사의 최종 판결이 코앞으로 다가온 것만은 사실이다.

‘세기의 소송’이라는 평가처럼 사활을 건 양사간 특허전은 어떤 결말을 낳느냐에 따라 거센 후폭풍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판결 이후 나타날 상황은 크게 3가지 정도의 시나리오로 예상된다.

우선 미국 법원이 애플의 손을 들어줄 경우다. 이 경우 삼성전자가 판결 후 입게 될 타격은 ‘치명타’에 가깝다. 애플은 지금껏 삼성전자의 디자인 특허 침해로 입게 된 손실이 27억5000만달러(약 3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해 왔다.

삼성전자가 재판에 진다 해도 이 돈을 모조리 배상하는 것은 아니지만, 물어야 할 배상금액은 조 단위를 넘어설 전망이다. 금전적인 손해보다 더 큰 타격은 브랜드 이미지 추락이다. 판결에서 질 경우 삼성은 애플의 ‘카피캣(copycat)’이라는 오명을 벗기 힘들다.

갤럭시노트2, 갤럭시S3 미니 등 하반기 주력 제품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신제품의 판매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특히 애플이 9월 중으로 아이폰5를 출시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기에, 애플을 다시 따라잡기 힘든 처지로 내몰릴 수도 있다.

삼성전자에 유리한 판결이 내려지면 애플은 특허권을 지나치게 남용했다는 역공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업계에서는 ‘사각형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디자인 특허를 주장하는 애플의 주장이 과하다는 의견도 개진돼 왔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장악력은 더 커지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3’와 ‘갤럭시노트2’ 등에 대한 대대적인 마케팅과 함께 기술특허 공세를 퍼부으며, 애플에 압박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재판에서 이긴다 해도 애플로부터 받게 될 돈이 많지는 않다. 삼성전자는 애플에게 4억2180만달러(약 4775억원)달러의 특허 사용료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로서 가장 가능성이 커 보이는 시나리오는 상호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판결이 나는 경우다. 업계에서는 미국 법원이 삼성전자의 디자인 특허 침해, 애플의 통신 특허 침해를 모두 인정하는 판결을 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안의 특성상 법원이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루시 고 판사가 3차례에 걸쳐 두 회사 CEO에게 협상 명령을 내린 것도 이 같은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경우 삼성전자나 애플 양측 다 판결에 만족하지 못하고, 항소를 제기하는 등 ‘특허전쟁 2라운드’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 지루한 공방전이 계속 되겠지만, 그 사이 물밑 협상을 통해 두 회사가 극적 합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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