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사상 최대규모로 팔렸다..환율 급등(마감)

달러/원, 약 6원 뛰어 올라 925원대
엔/원, 약 12원 폭등해 780원대로
  • 등록 2007-08-01 오후 4:44:41

    수정 2007-08-01 오후 4:44:41

[이데일리 정태선기자] 하루만에 급등세로 반전한 달러/원 환율이 6원 가까이 오르면서 두달반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국 신용경색 우려로 인해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강화되면서 엔화가 급등하고, 아시아 증시 대부분 줄줄이 급락한데 따른 영향을 받았다.

이로 인해 역외가 대규모 달러매수세에 나서면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5월 18일 당국이 개입에 나선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고, 거래량도 126억150 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1일 달러/원 환율은 전일대비 5.90원 상승한 925.2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올들어 세번째 상승폭으로 60일 이동평균선인 925.50원에 바짝 다가선 것.

달러/원 환율은 지난 2~3월 중국증시가 급락하고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8.30원(3월5일) 급등했고, 지난 5월 18일 당국이 대규모 개입에 나서 6.00원 올랐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으로 시작된 신용경색 우려로 엔화가 달러화에 대해 강세를 보여 달러/엔 환율이 1엔가량 떨어졌고, 이에 따라 엔/원 환율은 12원 가까이 올라 단숨에 780원선 위로 뛰었다.

서울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03엔 떨어진 117.81엔을 기록했고, 엔/원 환율은 100엔당 11.88원 상승한 785.31원을 나타냈다.

◇신용경색→안전자산 선호→엔화급등→亞증시 폭락→달러/원↑

미국발 신용경색 우려로 인해 장초반부터 상승세로 출발한 달러/원 환율은 갈수록 상승폭이 커졌다. 일본이나 중국증시가 급락하면서 오후들어서만 4원 가량 뛰어 올랐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3년2개월만에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지수가 1850 아래로 크게 밀리면서 역외 달러매수세가 줄기차게 나왔다. 외국인들은 주식시장에서 5000억원이 넘는 매도행진을 펼쳤다.

시중은행 한 외환딜러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으로 시작된 신용경색 우려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로 이어지면서 역외 달러매수세를 자극하고 있다"며 "시장이 얇은 점심시간에 국내외환시장에 대규모의 역외 달러매수세가 유입, 상승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주식매도에 따른 역송금 달러수요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도 숏커버로 돌아섰다. 반면 휴가철이라 상승시마다 출현하던 업체 네고도 많지 않아 급등세가 장막판까지 유지되면서 거침없이 상승가도를 달렸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불안` 지속..920원대 중반 추가상승 시도

시장전문가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대한 불안으로 인해 신용경색 우려가 좀더 지속되고 미국증시가 하락하면 달러/원 환율은 추가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질수록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달러/원은 상승할 수 밖에 없다는 것.

홍승모 신한은행 과장은 "미국의 신용경색을 우려한 틈을 타서 헤지펀드들이 득세하면서 달러/원 환율이 요동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달러화에 대해 롱을 잡고, 주식을 매도하면 어떤식으로든 이익을 낼수 있다는 역외의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대한 우려가 쉽게 가라앉지 않고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자리잡아, 당분간 시장을 압박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면서 "당국의 개입없이 달러/원이 상승한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에서는 오는 3일 미국의 고용지표가 건강하다는 것을 확인하면 불안감은 가라앉고, 달러약세 흐름이 지속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하루하루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기 때문에 섣불리 추세전환으로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것이다.
 
또 지난달 국내 수출이 전년동월대비 20% 증가하는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공급우위의 수급 상황은 지속되며 상승폭을 제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주요지표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총 126억150만달러를 기록,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가 76억9250만달러, 한국자금중개가 49억900만 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504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고, 코스닥 시장에서도 8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오후 4시 34분 현재 달러/엔 환율은 117.9엔을, 엔/원 환율은 100엔당 785.2원선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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