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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농진청)이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코피아) 시행 10주년을 맞아 22일 농림축산식품부 세종청사 기자실에서 그동안의 성과를 소개하는 브리핑을 했다.
농진청은 농촌 진흥을 위한 연구개발(R&D) 역할을 하는 국가 중앙행정기관(농림축산식품부의 외청)으로 2009년 케냐를 시작으로 코피아 사업을 펼쳐왔다. 아프리카 등 지역의 식량부족 문제를 풀기 위해 일시적인 직접 물자 지원보다는 종자나 농업기술을 전수하자는 국제연합(UN·유엔)의 제안에 부응하고 국제 사회에서의 한국의 역할을 키우자는 취지의 사업이다.
유엔은 2030년까지 기아 종식 캠페인인 ‘제로 헝거 프로젝트(Zero Hunger Project)’를 시행 중이다.
농진청이 처음 설립한 케냐 코피아센터에선 이미 적잖은 성과가 보고되고 있다. 농진청은 케냐 시범마을 두 곳에 우량 씨감자를 보급해 수확량을 2015년 1㏊당 3.2t에서 2017년 9.2t으로 3년 새 세 배 가까이 늘렸다. 또 양계 시범마을에선 닭 기르는 법을 전수해 병아리 부화율을 높이고 폐사율은 4분의 1 이상(84%→20%) 낮춰 농가 소득을 최대 9.2배(15.2달러→139.7달러)까지 늘리는 성과를 냈다.
같은 기간 에티오피아에서는 사회적 지위가 낮은 여성을 위한 채소 시설재배 기술을 전수해 2개 시범마을의 농가 소득을 10배 가까이 높이는 성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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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200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에 가입해 식량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탈바꿈하고 그해 8월 케냐를 시작으로 식량 부족 국가에 코피아 센터를 설치해 왔다. 1년 후엔 한-아프리카 농식품기술협력 협의체(KAFACI·카파치)도 맺었다.
알제리에선 토마토용 대추야자 상토 개발과 재배 시설 개선 사업으로 현지 농가 경영비는 30% 줄이고 생산량은 20% 늘렸다. 우간다에서도 토마토, 가지 등 우량 채소를 선발해 등록하고 오렌지 반점병 방제버을 개발해 방제율은 1.5배, 생산량은 두 배 늘리는 성과를 냈다. 세네갈에선 우량 양파 품종을 보급해 생산량을 2.6배 향상시켰다. 이달 7일엔 전 세계 21번째이자 아프리카 일곱 번째인 가나 코피아 센터를 개설했다.
이지원 농진청 기술협력국장은 “세계 각 나라는 자원 확보와 신성장 동략 창출을 위해 국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농진청도 국제 농업 기술 협력을 통해 국격을 높이고 세계와 함께 하는 한국 농업을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외교부·유엔 세계식량계획(WFP)과의 협의 끝에 지난 5월 아프리카 케냐와 에티오피아, 우간다 등에 쌀 5만t 지원을 시작했다. 1963년 WFP로부터 식량 원조를 받던 쌀 수여국이 50년 후 공여국으로 변모한 것이다. 현재로선 수여국에서 공여국이 된 유일한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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