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드라마, 광고 등 적극적인 홍보 덕분인지 최근 산모의 보호자가 아닌 본인의 건강을 챙기기 위해 산부인과 진료실을 찾는 남성들을 종종 접하게 된다.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위해 방문한 건데, 왜 자궁이 없는 남성이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해야 할까?
그것은 바로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HPV)’가 성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일종이기 때문이다. 이는 여성에게만 성병 그리고 암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아니다. 남성에게도 똑같이 성병과 암을 일으킨다. 예방이 필요한 이유다.
최근 보고에 따르면 만 25~34세 사이의 우리나라 남성에서 생식기 사마귀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통계청 발표 자료를 살펴보면 곤지름 발생률은 여성에 비해 남성이 더 많이 발생한 것을 알 수 있다.
성매개성 질환은 성관계로 인해 전파가 된다. 남성이 감염돼 있는 경우 여성에게 전파할 수 있고 반대로 여성이 감염된 경우 남성이 감염될 수 있다. 최근 여성의 경우 만 12세에서 필수접종 항목에 들어가 있어 예방이 가능하지만 남성은 아직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에 대한 인식이 낮은 것이 사실이다.
정유현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전 세계를 코로나 바이러스가 강타한 지금. 바이러스는 남녀노소 모두에게 감염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몸소 체감하고 있다. 그러니 이제 자궁경부암 백신이 여성에게만 필요한 예방접종이라는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같이 맞으면 남녀 모두에게 좋다는 사실을 기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