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정몽준 막내 아들 글, 플로팅도크 지원 기운 빼앗아

  • 등록 2014-04-21 오후 2:22:31

    수정 2014-04-21 오후 2:22:31

[이데일리 e뉴스 박지혜 기자]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에 플로팅 도크가 지원되면서 실렸던 힘을 막내 아들의 글로 내려놓게 됐다.

정몽준 의원의 막내 아들 정모(19)군은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 정서 언급했는데 비슷한 사건 일어나도 이성적으로 대응하는 다른 국가 사례랑 달리 우리나라 국민들은 대통령이 가서 최대한 수색 노력하겠다는데도 소리 지르고 욕하고 국무총리한테 물세례하잖아”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국민 정서 자체가 굉장히 미개한데 대통령만 신적인 존재가 되서 국민의 모든 니즈(Needs)를 충족시키길 기대하는 게 말도 안되는 거지”라며, “국민이 모여서 국가가 되는건데 국민이 미개하니까 국가도 미개한 것 아니겠냐”고 덧붙였다.

이는 여객선 침몰 사고 다음날인 17일 진도실내체육관에 모여있는 실종자 가족들이 박근혜 대통령과 정홍원 국무총리에게 거세게 항의한 것을 두고 작성한 글인 것으로 보인다.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2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막내 아들의 페이스북 글 논란에 대해 대국민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 의원은 이 글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자 21일 오전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죄문’을 발표한 데 이어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정 의원은 “제 막내아들의 철없는 짓에 아버지로서 죄송하기 그지 없다. 저희 아이도 반성하고 근신하고 있지만 이 모든 것이 아이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의 불찰이다. 이번 일로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하며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

현대중공업의 대주주인 정 의원은 지난 17일 현대삼호중공업 임원들을 만나 세월호 사고 해역에 플로팅도크 등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하면서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도 알려졌다.

플로팅도크는 수십만톤에 이르는 대형 선박을 건조하는 데 쓰는 바지선으로, 크레인보다 인양력이 월등히 뛰어나 구조작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 측은 플로팅도크 지원으로 선박 건조 공정에 차질이 생기는 등 막대한 재산상 손해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구조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밝혔다.

이 뿐만 아니라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전문 잠수부와 여객선 인양 전문 인력을 파견했다.

이는 온라인상에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삼성중공업 크레인 지원 결정과 비교한 ‘재벌들의 의로운 대결’이라는 게시글로 재조명되며 누리꾼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한편, 이번 정몽준 막내 아들의 글로 현대통신, 코엔텍, 현대중공업 등 정몽준 테마주도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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