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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전 11시 58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319.9원)보다 24.55원 내린 1295.35원에 거래 중이다. 환율이 장중 1200원대로 내려온 건 지난 4일 이후 8거래일 만이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23.9원 내린 1296.0원에 개장했다. 이후 환율은 1292.4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환율은 1300원선 아래서 움직이고 있다.
간밤 연준은 올해 마지막 FOMC 정례회의를 열어 연 5.25~5.50%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연준은 점도표(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도표)를 통해 내년말 금리 수준을 연 4.6%로 예상했다. 지난 9월 5.1%로 잡은 전망치에서 0.5%포인트 낮춰 잡았다. 이로써 내년에 기준금리를 두 번 가량 내릴 수 있다는 전망에서 세 번 정도 인하할 수 있다는 쪽으로 선회한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가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금리인하 시점이 언제인 지를 고려하는 상황에 와 있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 가능성은 낮게 봤다. 그는 ‘경기 침체를 피했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냐’는 질문에 “경기 침체 가능성은 항상 있지만 가능성은 작다”고 답했다. 다만 “경제는 우리의 기대와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며 “승리를 선언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연준은 이날 성명서에서 “위원회는 향후 인플레이션을 2%로 회복하는 데 적절할 수 있는 어떤(any) 추가적인 정책 강화 정도를 결정할 때 통화정책의 누적 긴축, 통화정책이 경제활동과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시차, 경제 및 금융 상황 등을 고려한다”고 밝혔다. 기존과 달리 ‘어떤’(any)이라는 문구를 추가했다. 이와 관련 파월은 “‘어떤’ 단어를 추가한 것은 FOMC가 금리 사이클의 정점 또는 그 부근에 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예상보다 기준금리가 더 빠른 속도로 많이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경기 침체 우려가 불식되며 국채 금리, 달러화 등 안전자산은 약세를 보였다. 달러인덱스는 13일(현지시간) 저녁 9시 59분 기준 102.59를 기록하고 있다. 전날 103 후반대에서 급락한 것이다. 지난 8월 수준으로, 4개월 만에 최저치다. 달러 약세에 아시아 통화도 강세다. 달러·위안 환율은 7.13위안, 달러·엔 환율은 141엔대로 모두 하락세다. 특히 달러·엔 환율은 지난 8월 초 수준까지 떨어졌다.
국내은행 딜러는 “환율 하락 움직임이 많이 크지만, 달러 결제 물량도 나오며 추가 하락은 막히는 것 같다”며 “외환시장 뿐만 아니라 증시, 채권 시장에서도 움직임이 커 환율이 하락하는 건 어쩔 수 없는 글로벌적인 흐름”이라고 말했다.
위험자산 선호가 뚜렷해지며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하며 환율 하락을 지지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4300억원대, 코스닥 시장에서 500억원대를 사들이고 있다.
한미 금리차 축소 기대…환율 하방 압력 거셀 듯
국내은행 딜러는 “파월 발언을 종합해 보면 결국엔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상하지 않고 버틴 것이 성공한 게 아닌가 싶다”며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가 좁혀지면서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말까지 환율 하방은 1280원까지 볼 수 있을 듯 하다”며 “오후에는 결제 수요가 크지 않아서 환율이 추가 하락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유럽중앙은행(ECB)도 금리인하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달러화 약세는 제한적인 수준을 보일 것이란 전망도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금리 상품에 예치됐던 자금들이 채권, 주식 등으로 이동하는 ‘머니 무브’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달러 추가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미 연준에 이어 ECB 역시 금리정책 전환이 현실화될 공산이 높은 점을 고려하면 달러화 약세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더욱이 미국 경기 연착륙 현상도 달러화 낙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