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식품업계가 국산 쌀을 활용한 식음료 제품 출시와 마케팅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다소 가격이 나가더라도 품질이 좋고 믿고 먹을 수 있는 국산 쌀을 활용한 공산품에 소비자들이 기꺼이 지갑을 여는 선호도가 최근 들어 더욱 높아지면서다.
2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2020 주류 시장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수입 쌀을 주원료로 하는 국내산 막걸리를 ‘국산 쌀’로 대체할 경우 소비자들이 병당 평균 1355원을 추가 지불해 구입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시중에서 주로 팔리는 일반 막걸리의 병(750㎖)당 가격이 1500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 쌀을 사용한 막걸리에 두 배 가까운 금액을 기꺼이 지불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왼쪽부터 지평주조 ‘지평 생 쌀막걸리’, 오비맥주 ‘한맥’, 화요 ‘화요41’. 모두 국산 쌀을 원료로 사용했다.(사진=각 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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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트렌드에 따라 막걸리 등 주류·음료 제조사들이 우리 국산 쌀을 활용한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적극 판매에 나서고 있다.
전통 막걸리 제조업체 지평주조는 ‘지평 생 쌀막걸리’를 주력 제품으로 내세웠다. 국산 쌀 사용과 전통 방식을 구현한 주조법으로 풍부한 바디감과 부드러운 목 넘김이 특징이다. 대형마트나 근처 편의점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으며 알코올 도수 5도의 저도주로 가볍게 즐기기 좋아 인기를 끌고 있다.
오비맥주는 올 초 신제품 라거 맥주로 선보인 ‘한맥’(HANMAC)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맥은 한국적인 맛을 위해 우리 국민의 주식인 국산 쌀을 함유했다. 최상의 맛과 품질을 유지하고자 지역 농부들과 직접 계약을 체결해 100% 국산 고품질 쌀만을 사용한다. 오비맥주는 ‘대한민국 대표라거 프로젝트’라는 슬로건 아래 ‘한맥’의 상쾌한 풍미를 내걸고 소비자들에게 적극 소구하고 있다.
화요가 출시한 41도짜리 고도주 ‘화요41’은 국내산 쌀 100%와 지하 150m 천연 암반수로 만든다. 광주요에서 특별 제작한 옹기에 숙성시켜 원숙한 맛과 깊은 향을 지닌다. 옹기가 숨을 쉬며 내부의 열을 발산해 보존율을 높이고, 불필요한 잡냄새와 독한 맛을 없애 주면서 독주지만 목 넘김이 좋다는 평을 받고 있다.
| 왼쪽부터 웅진식품 ‘아침햇살 미유’, 투썸플레이스 ‘우리쌀 베리 무스’와 ‘커스터드 크림 다쿠아즈’.(사진=각 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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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쌀 사용 트렌드는 주류 뿐만이 아니다. 웅진식품은 100% 식물성 국산 쌀 음료 ‘아침햇살 미유’를 선보였다. 국산 쌀에 영양이 풍부한 발아현미까지 첨가해 깔끔한 맛과 고소한 풍미로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는 평가다. 쌀눈에 함유된 영양소 중 하나인 가바(GABA) 미강 추출물도 병당 411mg씩 풍부하게 함유했으며, 원료부터 제조 공정까지 꼼꼼히 관리해 비건 인증을 받은 제품이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투썸플레이스는 최근 우리 쌀로 만든 ‘글루텐 프리’ 케이크 2종을 출시했다. ‘우리쌀 베리 무스’는 우리 쌀로 만든 케이크 시트에 고소한 우유 무스, 상큼한 베리 쥬레가 조화를 이루는 쌀 케이크다. ‘커스터드 크림 다쿠아즈’도 다쿠아즈 시트 사이사이 커스터드 크림을 올리고 우리 쌀로 만든 디저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자신을 위한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먹거리 선택에 있어 성분이나 품질을 꼼꼼히 살피는 소비자가 늘어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