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왕국 카가와 현에서 우동의 맨 살을 맛보다

(일본 사누끼우동투어) <1>
  • 등록 2009-05-25 오후 8:33:00

    수정 2009-05-25 오후 8:33:00

[이데일리 EFN 임명숙 객원기자] 일본 본토를 이루는 4개 섬 중 하나인 시코쿠. 카가와현을 포함해 4개현이 자리한 시코쿠 지방은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섬답게 4계절 내내 멋진 풍광을 자랑한다.

우동의 왕국인 카가와현은 지리적인 영향으로 인해 밀, 소금 등이 우수 사누끼우동으로 유명, 각종 여행투어 상품이 있을 정도다. 때문에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타 지역에 비해 우동의 소비량이 4~5배에 이른다.

우동과 제면소 등 관련 공장만 해도 1200여개 업체에 이르며, 제면소를 포함해 우동을 판매하는 식당만 해도 900개 가까이 있다. 사누끼우동의 특징은 뭐니뭐니해도 ‘면’에 있는데, 그 어떤 지역보다 쫄깃한 식감을 자랑한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선호하는 사누끼우동은 잡다한 토핑이나 반찬 없이 우동 한 그릇만으로 그 맛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 카가와현 <나카노 우동학교>에서 만든 사누끼우동

일행이 도착한 다카마츠시. 이곳은 세코나이국립공원으로 향하는 페리의 출발지점이자 분재의 본고장인 일본에서도 분재가 가장 발달한 지역이다. 사누끼우동 역시 빼 놓을 수 없는 이 곳의 명물이다.

사누끼는 이 고장의 옛 지명인 ‘사누키노쿠니’에서 유래됐으며, 국물없이간장으로만 간을 한 사누끼우동이 대표적이다.

특히 무라카미 하루끼의 ‘하루키의 여행법’을 통해 사누끼 우동이 일본인들에게 널리 알려졌으며, 영화 ‘우동’을 통해서 우리나라에도 사누끼우동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영화는 이 지역 출신의 영화감독이 제작한 것으로 일본인들의 우동에 대한 장인정신을 엿볼 수 있게 한다.
‘하루키의 여행법’을 수년전에 읽긴 했지만 기억이 가물가물했고(직업병인지 표지와 편집, 종이 질이 상당히 맘에 안 들어 책에 대한 호감마저 떨어졌던 기억만 난다) 영화는 여행 전 꼭 보고 가야지 했지만 세상일은 그리 뜻대로 되지 않는 법! 급히 떠나는 여행과 마감 사이에서 급한 마음만 가방 속에 마구잡이로 집어넣고 떠나야 했다.

여행 첫날은 인천에서 다카마츠 공항에 내리는 것으로 시작됐다. 다카마츠 시는 시코쿠의 현관쯤 되는 곳이다. 항구를 근간으로 관광명소가 도처에 널려 있고, 최근엔 한국인들이 골프여행과 온천여행으로 이 곳을 많이 찾는다고 한다.

◇ 100년 된 <나카노 우동학교>에서 우동체험~

사누끼우동 투어의 공식일정 가운데 가장 첫 번째로 한 일은 바로 <나카노 우동학교> 고마츠 지점에서의 우동체험이다.

시골길을 달리는 차 속에서 내다본 카가와현의 하늘은 가을날씨처럼 청명했고 그나마 바람이 다소 불어주어 겨울날씨임을 상기시켜 주는 듯했다.

나카노 우동학교는 100년 된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 최초의 우동학교다. 7곳의 분교가 있는데 연간 7만 명의 관광객들이 이곳에 와서 사누끼 우동을 직접 만들어 보는 체험을 하고 간다.

카가와현에 사는 이들은 하루라도 우동을 먹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을 정도로 우동을 즐겨먹고, ‘우동배’, ‘밥배’가 따로 있을 정도로 우동이면 사족을 못 쓴다.


다방에도 우동이 있을 정도라니 우동 사랑은 정말 대단한 듯했다. 또 카가와현의 우동집은 이 지역에 있는 신호등 수보다도 많을 정도라는데 세어보지 않아서 그것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무려 900개 가까이 있다고 하니 그럴 만하다는 생각도 든다. 카가와 현이 있는 시코쿠 섬은 또 88개의 불교순례지로도 유명하다.
 
1400킬로를 도보로 45일 동안 걷는 코스인데, 버스를 타고 거리를 달리면서 하얀 옷에 지팡이를 들고 순례하는 이들을 실제로 지나치기도 했다.

일행은 나카노 우동학교 마쯔시다 선생의 환한 웃음을 맞아 우동 교실로 들어섰다. 일행은 2인 1조가 되어 선생님의 설명에 따라 앞치마를 두르고 우동 만들 채비를 한다.

사누끼 우동은 쫄깃한 맛을 내기 위해 밀가루는 중력분을 사용하며 소금과 물만 넣고 반죽을 한다. 절대 전분은 들어가지 않는 것이 사누끼우동의 특징.

소금물도 15일 이상 숙성된 것만 사용하는 것을 철칙으로 한다. 물과 소금은 1:9로 섞는데 여름, 가을, 겨울에 따라 염도가 다르다. 100g을 기준으로 여름엔 42%, 겨울엔 46%가 적당하다.

밀가루에 식염수를 넣을 때는 4~5번 나누어 손으로 열심히 섞어준다. 밀가루가 물과 섞여 노랑색으로 변하는 것이 제대로 반죽된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날렵한 손놀림이 관건. 손놀림을 빨리 빨리해서 잘 섞이게 해야 하는데, 이는 밀가루의 단 맛이 잘 배어나올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매우 중요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 도움말 : 월간 외식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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