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한 고위공직자는 8년 넘은 중형차량을 이용하고 열에 서넛은 외제차를 타는 것으로 집계됐다. 둘 중 하나는 탈 정도로 현대차가 독보적이었지만, 벤츠와 토요타 오너가 기아차만큼이나 많았다.
| ‘대통령 전용차에서 내려 출근하는 윤석열 대통령’. 영국ㆍ미국ㆍ캐나다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면서 차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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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달과 이번 달 공개한 고위공직자 재산목록을 보면, 윤석열 정부 임명직 장·차관급 인사(공공기관장 및 재산공개 이후 퇴직자 포함) 75명이 소유한 자동차는 131대이다. 직계존비속 소유분과 임명 이후 매각한 자동차가 포함된 규모다. 오토바이도 한 대 포함돼 있다.
이들은 평균 배기량 2412cc 규모의 차량을 8년째(2014년식) 이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자동차(제네시스 포함)가 64대로 절반 가까이(48%)로 가장 많았다. 기아가 11대로 뒤를 이었다. 벤츠와 토요타(렉서스 6대 포함)가 각각 10대로 3위였다. BMW 8대, 아우디·르노삼성 5대, 한국지엠 4대, 혼다 3대, 링컨·폭스바겐 2대였다. 닛산·레인지로버·쌍용차·야마하·테슬라·포르셰는 각각 1대씩이었다. 제조사와 모델명을 특정하지 않은 차량도 1대(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 차량)있다.
제조사를 국산과 외제 비중으로 보면 국산차가 64%(85대), 외제차가 34%(45대)였다. 윤석열 정부 고위공직자 열에 서넛은 외제차를 타는 셈이다. 고위공직자가 외제차를 타는 시선이 예전만큼 따갑지는 않다는 세태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관가에서는 재산등록을 앞두고 외제차를 처분하는 사례가 다수였다. 다만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보유한 2019년식 벤츠 차량을 임용 이후 매각했다.
고위공직자 차량 가격은 평가액 기준으로 평균 1654만원이었는데, 시가와 큰 차이를 보여 의미를 두기 어려워 보였다. 예컨대 이완규 법제처장은 자신이 소유한 2019년식 벤츠 E300 모델(1991cc)의 평가액을 280만1000원으로 신고했다. 모델과 상태에 따라 다르겠지만, 현재 비슷한 차량은 중고차 시장에서 4000만원을 호가한다.
공교롭게 가장 비싼 차량 가격을 신고한 김용현 경호처장 차량과 제조사와 모델이 비슷해서 비교해볼 만하다. 김 처장은 부인이 소유한 2022년식 벤츠 E250 차량(1991cc) 평가액을 7136만원으로 신고했다.
가장 저렴한 차량(공동소유분 제외)을 보유한 고위공직자는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다. 윤 비서관이 소유한 SM520 차량은 2002년식으로 올해 21년째 됐다. 신고된 차량 가운데 연식이 가장 오래된 것이도 하다. 이 차량의 신고 가격은 평가액 기준으로 60만원이다. 윤 비서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시절부터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사실 고위공직자는 본인 소유 차량이 필요없는 경우가 상당수다. 업무 중에는 전용으로 나오는 관용 차량을 이용하는 게 대부분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장(2017년)과 검찰총장(2019년) 시절부터 대통령 취임 이후까지 신고한 소유 자동차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