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청년, 7개국 장애인 코로나 가이드라인 모은 사이트 오픈

김건호 협동조합 무의 이사, ‘액세스코비드19닷컴’ 열어
"K-방역 앞서는 한국, 장애인 가이드라인은 아직 없어"
미국 하버드대 법대와 미 의회 입법 추진
  • 등록 2020-04-29 오전 10:14:07

    수정 2020-04-29 오전 10:14:07

액세스코비드19닷컴 사이트 초기화면(사진=협동조합 무의)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미국에서 한국으로 입국한 척수장애 청년이 전세계 장애인 코로나 가이드라인을 모은 영문 웹사이트를 열고 각국 정부에 장애인 감염병 가이드라인 수립을 촉구하고 있다.

서울지하철 교통약자환승지도, ‘휠체어탄라이언캠페인’ 등 장애인이동권 콘텐츠를 제작해 온 협동조합 ‘무의’는 무의 공동창업자이자 휠체어 이용자인 김건호 이사가 장애인 코로나대응 정보를 모은 액세스코비드19닷컴을 열었다고 29일 밝혔다.

무의에 따르면 김 이사는 지난 3월 말 미국에서 한국으로 입국하는 과정에서 장애인 입국자를 위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방역당국이 당혹스러워하던 본인 경험에 착안해 세계의 장애 코로나대응 정보를 모은 영문 웹사이트를 열게 됐다.

김 이사가 만든 액세스코비드19닷컴사이트에는 지난 28일 기준으로 전세계 총 18개의 장애인 코로나 대응 가이드라인 링크가 게시돼 있다.

그는 유튜브 영상을 통해 전세계 정부에 감염병 가이드라인 수립 촉구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 법대 장애관련법 연구팀과는 미 의회 입법을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페이스북 그룹을 만들어 장애인 가이드라인 제작에 유용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액세스코비드19 사이트에는 미국 CDC (질병관리본부)를 비롯해 영국 호주 인도 등 7개국의 중앙·지방정부 또는 장애단체가 올린 장애인용 가이드라인을 실었다. UN이 각국 정부에게 장애인을 위한 코로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라는 촉구문도 실려 있다.

호주 장애단체 처럼 장애유형별 구체적 대응법, 발달장애인을 위한 쉬운 코로나가이드를 실은 곳도 있다. 뉴질랜드 정부는 장애인들이 개인보호장구를 착용하는 방법, 정부지원 신청방법, 자가격리 상황에서 평소 복용하는 약을 처방받는 방법 등 자세한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국내에서는 보건복지부가 지난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코로나 장애인 관련 조치에 대해 요약 발표한 적은 있으나 장애인들이 코로나를 비롯한 감염병 대응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 가이드라인은 없는 형편이다.

김 이사는 유튜브 비디오를 통해 “한국이 코로나 대응에서 앞서가고 있지만 장애인 대응은 아쉬움이 남는다”며 “감염병 취약계층 장애인들에게 유용한 지침을 각국에서 도입할 수 있도록 이 사이트를 많이 공유해 달라”고 촉구했다.

무의 홍윤희 이사장은 “장애인 감염병 취약 현상이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수치로 드러난 만큼 장애인 검사, 치료, 자가격리, 돌봄 등의 정보 가이드라인 제작이 시급하다”며 “한국 실정에 맞는 지침서 제작에 국회, 행정부, 지자체 유관부처에서도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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