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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5일 정비계획이 확정된 서울 종로구 창신동23·숭인동56 일대를 찾아 신통기획 진행 과정을 점검하고 현장을 둘러보며 이같이 말했다. 오 시장은 “조합 결성, 개발 밑그림을 구청을 통해 서울시에 요청하는 속도에 따라 사업 진척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면서 주민들의 협조를 부탁했다.
오세훈 “도심 속 낡고 노후된 곳…신통기획으로 바꿔”
오 시장이 창신동23·숭인동56 일대를 찾은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1년 3개월여만이다. 창신동23·숭인동56일대는 총 10만4853.2㎡ 규모로 한양도성과 낙산 언덕으로 삼면이 둘러싸인 구릉지형이다. 평균경사도 19%의 급경사로 비탈지고 끊어진 좁은 길, 가파른 계단으로 소방차 등 비상차량 진입이 어렵고 노후건축물 비율이 90%에 달해 안전사고 위험까지 있다.
해당 지역은 2007년부터 뉴타운(재정비촉진사업)이 추진됐지만, 박원순 전 시장 취임 후인 2013년 구역 지정이 해제되면서 개발이 지지부진 했다. 이후 노후 주거지 환경개선을 목적으로 서울의 1호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지정됐지만, 주택공급과 기반 시설 등 물리적 주거환경 개선 효과가 미흡했다,
신통기획은 정비계획 수립 과정에서 서울시가 통합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함으로써, 신속한 사업 추진을 지원하는 제도다. 정비구역 지정까지 통상 5년 정도 소요되던 기간을 최대 2년까지 단축할 수 있단 점이 핵심이다.
이번에 발표된 신통기획안에 따르면 이곳은 기존 지형을 활용해 구릉지 특화 2000세대 도심 주거단지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창신동은 용적률 215% 내외, 숭인동은 260% 내외로 적용해 최고 30층 이하의 건축물이 들어설 수 있다. 지형에 따라 청룡사 등 문화재 인근은 4~7층, 구릉지는 8~10층, 창신역 일대는 28~29층의 고층으로 계획했다. 지난 4월 채석장과 청소 차량 차고지, 지봉골공원 등 구역계 확대를 통해 추가 편입한 2만1396.2㎡ 부지를 통해 공원을 확대하고 공원 하부에는 자원순환센터를 복합화할 예정이다.
오 시장은 신통기획 성과를 점검하며 창신동23·숭인동56 일대 재개발 이후 원주민들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지 물었다. 브리핑을 맡은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2000세대의 15% 정도인 360가구가 임대주택으로 배정되어 있는데, 어느 가구가 임대주택인지 알 수 없도록 세대를 섞어 ‘소셜 믹스’가 가능케 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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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재개발 환영” vs “임대주택 원하지 않아”
이날 오 시장의 시찰 현장에도 재개발을 찬성하는 주민들과 반대하는 주민들이 피켓을 들고 각각 모여들었다. 신통기획을 찬성하는 60대 창신동 주민 A씨는 “낡고 노후된 동네라 젊은 사람들이 떠나고 동네는 더 이상 발전하기 어렵다”면서 “재개발을 빠르게 추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창신동 재개발을 반대한다는 70대 B씨는 “창신동에서 할아버지때부터 살아왔는데 보상은 고작 공시지가 기준으로 쥐꼬리 만큼 해주며 임대주택에 살게 해준다는 것은 명백한 재산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한편, 신통기획안이 확정된 창신동23·숭인동56 일대는 주민동의율이 60~70%대로 일부 반대 의견에도 정비사업을 진행 할 수 있게 됐지만, 나머지 정비사업지의 찬반 대립은 팽팽한 상황이다.
특히, 창신 9·10구역은 재개발 추진위원회가 한국토지신탁과 업무협약을 맺고 기존 2660세대에서 4000여세대 규모의 대단지로 정비사업을 추진 중이나 주민동의율이 아직 낮은 상황이다. 이날도 ‘창신동 재개발 반대위원회’ 소속 주민들은 오 시장에게 “재개발은 절대 안된다”며 반대 의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