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부당지원' 박삼구 "증거기록 방대해" 첫 재판부터 공전

박 전 회장 측, 11일 첫 공판준비기일서 "기록검토 다 못 해"
檢 "구속 사건이니 신속하게 진행했으면"
다음달 6일, 2차 공판준비기일서 의견 내기로
  • 등록 2021-06-11 오전 11:55:29

    수정 2021-06-11 오전 11:55:29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계열사를 부당 지원하고 수천억 원대 횡령·배임을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첫 재판이 열린 가운데, 변호인이 수사 기록을 미처 검토하지 못해 재판이 미뤄졌다.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을 받는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12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재판장 조용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전 회장의 첫 공판 준비기일을 열었다.

박 전 회장 변호인은 “증거 기록을 이틀 전에 받아서 시간이 없어 기록검토가 거의 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오늘 저희 입장 말하기가 좀 그래서 기록검토 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검찰 증거기록은 3만 쪽에 상당하는 분량으로 알려졌다.

박 전 회장 측은 또 “비슷한 재판을 해보면 4주 정도 있어야 실질적인 검토가 가능하고, (다음 기일을 빨리 잡으면) 결국 미진해서 기일을 또 한 번 하는 일이 있다”며 기록검토에 4주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이 사건 증거 기록을 지난 1일부터 열람시켜드렸는데 피고인이 구속된 상황이니 재판이 신속하게 진행됐으면 좋겠다”며 “참고인이 많아서 변호인이 증거 인부를 미리 알려주시면 거기에 맞춰 다음 기일에 증인신청에 대한 개요 등을 말할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공판 준비기일에는 공소사실과 검찰이 신청한 증거에 대한 피고인 측 입장을 확인하고 증거조사 계획을 세우는 절차가 진행돼야 하지만, 결국 진행되지 못한 채 다음달 6일 한번 더 공판 준비기일을 갖기로 했다.

박 전 회장은 금호기업(현 금호고속)이라는 특수목적법인을 만들어 그룹 지주사이자 아시아나항공 모회사인 금호산업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계열사 자금을 횡령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검찰 조사결과, 박 전 회장은 지난 2015년 말 금호터미널 등 계열사 4곳의 자금 3300억 원을 인출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산업 주식 인수 대금에 사용했다.

또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독점 사업권을 1333억 원이라는 저가에 스위스 게이트그룹에 넘기고 그 대가로 1600억 원 규모의 금호고속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하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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