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류장에 서 있으면 충전…서울시, 전기차 무선충전 시범사업

청계천 자율주행·남산순환버스에 설치해 운행
자율주행차·나눔차·전기버스 등에 추가 확대
  • 등록 2022-06-07 오전 11:15:00

    수정 2022-06-07 오전 11:15:00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경기도 과천에 위치한 서울대공원을 순환하는 코끼리열차 중 3대는 친환경 전기 열차다. 지난 2011년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임 당시 세계 최초로 ‘급전무선충전’ 기술을 도입해 주목받았다. 별도의 유선충전 없이 승객들이 승·하차하는 구간에 코끼리열차가 서 있기만 하면 바닥에 설치된 무선충전장치를 통해 충전돼 2.2km 순환도로를 달릴 수 있다.

전기차 무선충전시스템 구성도.
서울시가 서울대공원 코끼리열차에 적용한 전기차 무선충전기술을 도심을 순환하는 상용차까지 확대 적용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7일 밝혔다. 남산순환버스(01번)와 올 하반기 운행 예정인 청계천 자율주행버스가 그 대상이다. 연내 충전장치 설치 등 인프라 구축을 마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운행을 시작한다.

시가 2011년 무선 충전 기술을 도입한 이후 지난 10년 동안 관련 기술은 크게 발전했다. 국내 무선충전기술은 현재 150kWh 이상 대용량 급속충전이 가능한 수준이다. 예컨대 전기 대형버스 기준 6분 정도 충전하면 21km 이상 운행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정류장이나 도로 바닥에 무선충전기(송신부)를 매설하면 무선충전장치(수신부)를 장착한 차량이 근처에 정차 시 공진주파수를 통해 충전을 하는 방식이다. 유선충전과 달리 차량에 무거운 커넥터를 연결하거나 별도 충전기를 조작할 필요 없이 주·정차만 하면 충전돼 간편하고, 거동이 불편한 운전자도 편리하게 충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무선충전기 설치 장소.
이번 시범사업에 적용될 무선충전 기술은 정류장이나 차고지에 무선충전기를 매설하고 85kHz 대역 주파수를 활용, 무선충전장치를 부착한 차량이 정차 시 충전되는 방식이다.

먼저 청계천 자율주행버스는 회차 지점인 청계광장 정류소 도로에 무선충전기(송신부)를 설치하면, 무선충전장치(수신부)를 부착한 자율주행버스가 승·하차 등 대기시간에 정차하면서 충전하게 된다. 충전 용량은 20kWh로 설계해 6분 정도 충전이면 6km를 운행할 수 있어 별도 유선충전 없이 순환노선을 주행할 수 있다.

청계천 자율주행버스는 청계광장에서 출발해 청계5가를 순환 운행하는 약 4.8km 노선으로, 올해 하반기 운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남산순환버스(01번)는 남산타워 정류소 및 차고지 바닥에 무선충전기(송신부)를 설치해 운전사가 휴게 시간 등에 정차하며 충전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시는 기존 전기버스 중 1~2대에 무선충전장치(수신부)를 부착할 계획이다. 이 버스는 예장 환승주차장에서 시작해서 청와대를 거쳐 남산타워를 순환(약 16km)하는 전기버스다.

시는 이번 시범사업 운영결과를 평가한 이후 자율주행차, 나눔카, 전기버스 등에 추가 확대를 검토할 예정이다. 앞으로 무선충전이 확대될 경우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은 정류장에서 승객의 승하차나 주행 중 수시로 충전이 가능해져 대중교통의 전기차로 전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연식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기술 실증을 완료하고 상용화할 경우 전기버스 전환으로 인한 충전소 설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전기차 보급을 선도하는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전기차 충전 편의 제고를 위한 신기술 개발·보급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전기차 무선충전시스템 구성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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