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라트비아가 음주운전으로 압류된 차량까지 모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정학적 위기감에 더해 러시아와의 역사적 악연이 더해져 우크라이나 돕기에 더 적극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 라트비아 주재 러시아 대사관 앞에 우크라이나 국기가 걸려 있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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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라트비아는 음주운전으로 압류된 자국민 차량 8대를 이번 주 우크라이나에 수송용 차량으로 지원했다. 다음 주에는 15대를 우크라이나에 추가 지원할 예정이다.
라트비아는 지난해 음주운전 기준을 혈중 알코올 농도 0.15%로 강화하고 음주운전 차량을 압류하고 있다. 이렇게 라트비아 정부가 압류한 차량은 약 200대에 이른다.
라트비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를 가장 적극적으로 돕는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만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안보 위기감이 고조된 데다가 소련에 강제 병합됐던 역사적 악연이 있기 때문이다. 소련은 1940년 발트 3국(라트비아·에스토니아·리투아니아)을 침공, 반공 인사를 살해하고 라트비아인 수만명을 중앙아시아나 시베리아로 강제 이주시켰다.
독일 킬세계경제연구소의 자료를 보면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후 올 1월 15일까지 라트비아는 국내총생산(GDP)의 1.2%에 해당하는 금액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다. GDP 대비 비율로는 소련에 강제 병합됐다가 함께 독립한 이웃 나라인 에스토니아 다음으로 높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차량 지원 업무를 맡고 있는 레이니스 포츠낙은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이라며 “우크라이나도 우리를 보호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무너지면) 다시 제국을 만들려는 러시아 계획의 다음 목표는 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