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애플 피자 게이트'에 휩싸인 아이슬란드 대통령

"파인애플 토핑 금지 법안 통과시키고 싶다" 밝혀 세계적 반향
  • 등록 2017-02-23 오전 9:54:19

    수정 2017-02-23 오전 9:54:19

귀드니 요하네손 아이슬란드 대통령(왼쪽에서 세 번째)이 분홍색 점퍼를 입은 딸과 단 둘이 피자를 구입하고 있다. (사진=레딧 캡처)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귀드니 요하네손 아이슬란드 대통령의 피자 사랑은 유명하다. 그는 지난 해 피자를 사려고 딸을 데리고 경호원 없이 다른 국민들 사이에서 함께 줄을 서 있다가 사진이 찍혀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런 그가 이번엔 피자에 대한 ‘개인적 취향’을 밝혔다가 다시 한 번 화제를 불러 모았다.

22일(현지시간) 가디언, CNN, USA투데이 등 세계 각국 언론은 요하네스 대통령이 “가능하다면 피자에 파인애플 토핑을 금지시키는 법안을 통과시키고 싶다”고 말했다가 구설수에 올랐다고 전했다.

사건은 요하네손 대통령이 지난 17일 아이슬란드 북부에 위치한 도시 아쿠레이리의 고등학교에 방문해 학생들과 얘기를 나누다가 일어났다. 한 학생이 ‘피자위에 파인애플 토핑을 올리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피자에 파인애플을 올리는 것을 완전 반대한다”면서 “법을 통과시킬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면 파인애플 토핑을 금지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의 발언은 언론과 소셜네트워크(SNS) 등을 통해 순식간에 퍼져나갔고 온·오프라인에서 다양한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피자 업계 잡지사인 PMQ의 스티브 그린은 허핑턴포스트에 “파인애플 피자에 대항하는 것은 산타클로스에 맞서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해외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한 이용자는 우스갯소리로 “진정한 영웅이다. 피자에 파인애플을 올리는 것은 요리법에 반하는 범죄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귀드니 요하네스 아이슬란드 대통령의 페이스북 캡쳐.


논란이 커지자 요하네스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아이슬란드어와 영어로 성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나는 파인애플을 좋아한다. 또 피자 토핑 금지 법안을 만들 권한이 없다. 그런 권력을 갖고 있지 않아 기쁘다. 대통령은 무제한의 권력을 가져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싫어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면 난 대통령을 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또 그런 나라에서 살고 싶지 않다. 피자 얘기를 하자면, 해산물 피자를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현지 언론 아이슬란드 매거진은 ‘파인애플 피자 게이트: 대통령이 “나는 피자 토핑을 지시할 수 없다!”는 발언을 철회하고 피자에 생선을 넣을 것을 권장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그러면서 피자 게이트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지지율이 여전히 높다고 전했다. 요하네스 대통령은 97%의 지지율을 받고 있는 인기 대통령이다.

한편 파인애플 피자는 하와이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1962년 캐나다의 샘 파노파울로스(Sam Panopoulos) 레스토랑에서 처음 시작됐다. 레스토랑은 파이에 햄과 통조림 파인애플을 섞은 뒤 판매했고 이에 대해 당시 사람들은 ‘미친 짓’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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