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한국 항공산업 미래 책임진다

한국항공우주 사천 본사 탐방
T-50·FA-50·수리온 등 제작·수출박차
KF-X 사업 진행 차질 없을 것
  • 등록 2014-06-23 오후 12:00:00

    수정 2014-06-23 오후 12:00:00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천본사 애비에이션 센터 전경.
[경남 사천=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지난 20일 여수공항에서 차를 타고 1시간 남짓 달려 도착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천 본사(1사업장). 여의도 면적의 3분의 1에 이르는 105만㎡의 넓은 대지는 각종 공장과 녹지로 빽빽이 채워져 있었다. 시험 비행과 비행 훈련 등을 위해 쉼 없이 날아다니는 항공기만 봐도 이곳이 한국 첨단항공우주산업의 메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삼엄한 경비 절차를 거쳐 들어간 완제기 조립동은 ‘깔끔함’ 그 자체였다. 첨단 기술의 보고로 불리는 항공기 제작에는 이물질 유입이 최대의 적인 만큼 공장 내 청결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축구장 3개 규모의 이 공장에서는 부품동과 조립동에서 넘어온 중간 단계 제품을 조립해 완제품을 만든다. 이날도 T-50 고등훈련기부터 다목적 전투기 FA-50, 첫 한국형 기동헬기(KUH) 수리온 등의 제작이 단계별로 진행되고 있었다.

주간 근무 기준으로 한 달에 2.5~3대가량의 항공기가 만들어진다. KAI가 자랑하는 자동화 과정과 수공정을 포함해 항공기 한 대의 생산기간이 8.5개월에서 9개월가량 걸린다고 한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 수출이 더 활성화돼 생산속도를 키워야 한다면 이를 기분 좋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바람처럼 KAI의 해외 수출은 매년 빠르게 늘고 있다. 2001년 2월 KT-1 기본훈련기를 인도네시아에 수출하며 국내 최초 항공기 수출 기록을 세운 데 이어 △2011년 T-50 인도네시아 수출 △2013년 T-50 이라크 수출 △2014년 3월 FA-50 필리핀 수출 등을 이끌어냈다. 해외 수출과 국내 군수사업 등을 포함해 이미 쌓아놓은 일감만 11조원에 달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천본사 조립동에서 T-50 고등훈련기가 제작되고 있는 모습.
완제기 조립동을 벗어나 밖으로 나가니 항공기를 보관하는 격납고가 보였다. 이곳에서 날렵한 몸매를 갖춘 FA-50를 실제로 확인할 수 있었다. FA-50은 T-50을 기반으로 국내에서 최초로 만든 경공격기다. 이미 뛰어난 성능비를 인정받아 지난해부터 공군이 실전 배치와 전력화를 진행하고 있다.

이어서 방문한 부품동과 에어버스 A350용 윙립(좌우 날개에 갈비뼈 역할을 하는 부품) 제조동도 완제기 조립동 못지않은 위용을 자랑했다. 특히 A350 윙립 제조동은 KAI가 1000억원을 들여 세계 최초로 만든 윙립 자동화 공장이다. 설계와 제작 등이 모두 자동화돼 있어 9900㎡가 넘는 면적에 일하는 사람이 고작 8명에 불과하다. 이 제조동은 연 1500억원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정돼 현금 창출원 노릇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매출액 2조163억원을 기록하며 2조원 시대를 연 KAI는 올해 2조3020억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고, 내후년에는 3조원 돌파도 기대하고 있다. 수익성이 좋은 민수사업 비중을 점차 확대하면서 영업이익 역시 그에 걸맞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가파른 성장세에 비해 주가는 부진하다. 최근 KAI가 추진 중인 한국형전투기개발(KF-X) 사업이 연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탓이다.

이동신 KAI 경영관리본부장(CFO)은 “정부와 군이 한국형 전투기의 국내 개발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는 만큼 이른 시일 내에 타당성 검증 조사를 완료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당초 일정보다 한두 달 정도 지연된다고 하더라도 사업 진행 자체에는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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