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링 유한학원 이사, 유한양행 주총 후 불편한 심기?

회장·부회장 직위 신설 안건 원안대로 통과
  • 등록 2024-03-15 오후 1:05:53

    수정 2024-03-15 오후 1:06:40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유한양행(000100)의 창업주인 고(故) 유일한 박사의 하나뿐인 친손녀인 유일링 유한학원 이사가 정기주주총회가 끝난 이후 회장·부회장 직제 신설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유일링 유한학원 이사 (사진=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유 이사는 이례적으로 15일 열린 유한양행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했다. 이날 유 이사는 주총 진행 중에 주주 요청에 따라 발언 기회를 얻었다. 주총이 끝난 뒤에는 유한양행 인사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포착됐다.

유 이사는 이날 주총이 시작하기 전 주총장 앞에서 “할아버지의 정신이 제일 중요하다”며 “모든 것은 거기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이 유일한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유 이사는 정기 주총에서 주주의 요청에 따라 본인의 의사에 대해 발언하면서 한 번 더 유일한 정신에 대해 강조했다. 유 이사는 “유일한의 정신, 정직, 회사 경영 지배 관련해서 그 정신이야말로 유한재단과 마찬가지로 이 회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는 가이드가 되어야 한다”며 “그것이 얼마나 정직한 방법인가, 그리고 경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인가에 따라 평가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날 주총에서 상정된 주요 안건은 회장·부회장 직위 신설, 이정희 유한양행 이사회 의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재선임, 조욱제 대표 재선임, 김열홍 R&D총괄 사장의 신규 선임 등이다. 이 날 유 이사의 발언은 회장·부회장 직위 신설 안건에 대해 논의하는 동안 주주의 요청에 따라 진행됐으며, 해당 안건은 오랜 찬반 논의 끝에 원안대로 승인됐다. 이에 따라 유한양행에서 회장·부회장 직제가 1996년 이후 28년 만에 부활했다.

이날 주총은 1시간 40분 만에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되면서 종료됐다. 주총이 끝난 이후 유 이사는 회장 직제 신설에 찬성한 유한양행 OB에게 “난 당신의 아이디어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당신이 내 기분을 아는가”라고 말했다. 일종의 서운함을 표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유 이사는 유한양행의 최대주주인 유한재단의 이사였으나 2022년 임기가 만료되면서 사임했다. 유한재단은 유일한 박사가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면서 직계가족들은 재단 이사회에만 참여하게 한 곳이다. 유일한 박사의 직계가족들은 재단 이사회에만 참여하고 경영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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