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사업승인 이후 관리처분을 받았거나 앞둔 재건축·재개발 단지는 모두 4만8921가구에 달한다. 정비사업 단지에서 통상 사업승인을 받고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하기까지 6~8개월, 관리처분인가와 이주까지 3~6개월이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약 5만가구가 올해 하반기 이후 이주를 시작하게 되는 셈이다. 특히 이 가운데 전체의 42%에 달하는 2만462가구가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에 몰려 있어 강남권과 인근 수도권 전셋값 상승이 우려된다.
당장 내달부터 5930가구 규모의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가 이주를 시작한다. 이 단지는 지난 2일 관리처분인가를 받으면서 거주자들이 인근 지역으로 전셋집을 알아보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주 수요가 본격화하기 전이지만 벌써부터 전셋값이 들썩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 지역에는 연초 고덕 래미안힐스테이트 등 대단지 입주로 전셋값이 약세를 보였으나 지난달 0.21%로 상승 전환했다.
이주 수요는 인근 위례신도시와 하남 미사지구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송파구 장지동 W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위례신도시는 둔촌주공아파트와 지리적으로 가깝고 생활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이주 수요자들의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달 위례와 하남의 전셋값은 전달에 비해 각각 0.02%, 0.15% 올랐다.
강북에서도 재개발 사업에 따른 이주 수요가 이어질 예정이다. 강북에서 사업승인~관리처분 단계에 있는 정비사업 단지는 서대문구가 5440가구로 가장 많다. 동대문(4552가구)·성북(4151가구)·은평(2920가구)·양천(2064가구)·동작구(2003가구)가 뒤를 이었다.
특히 강북권역은 전셋값 상승폭이 강남권역보다 커 향후 재개발 등에 따라 이주 수요가 늘어나면 강북지역의 전세시장은 더욱 불안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일반 주택 재건축 물량까지 포함하면 이주 대기 물량은 이 보다 더 많을 수 있다”며 “서울시가 이주 시기 조정을 통해 이주가 몰린 곳은 적절히 분산해야 전세시장의 충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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