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은 사드 논란 이후 가장 직격탄을 맞은 소비재로 꼽힌다. 중국 정부가 한류 스타들이 출연하는 방송이나 영화 등을 제재하면서 스타 마케팅 자체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상반기 중국 내 매장에서 한류 스타 광고 대신 제품을 전면에 내세운 마케팅으로 변경하는 등 중국시장 공략 방법을 바꿨지만 효과는 별로였다. 사드 보복 조치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던 지난 2분기 아모레퍼시픽의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50% 이상 급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현재 상황에서 사업 확장을 자제하고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으며 추후 발생 할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해 회사 차원에서 실행할 수 있는 최선의 대비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 또한 올해 초 사드논란으로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농심은 올 상반기 중국사업에서 영업손실 2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영업이익 54억5308만원을 낸 것과 비교하면 타격이 컸다. 농심은 일찌감치 중국에 진출해 1996년 중국 상하이공장을 시작으로 칭다오(1998년), 선양(2000년)등에 라면관련 공장을 세우고 중국시장 공략에 공을 들여왔다. 농심 관계자는 “연초보다는 신라면 등 주력 제품의 경우 매출이 회복세에 있다”며 “그러나 한국과 중국과의 갈등이 지속될 경우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등을 통해 중국공략에 심혈을 기울인 롯데제과 역시 올 상반기 모든 해외 법인에서 지난해보다 매출이 증가했지만 중국에서만큼은 매출이 379억원에서 194억원으로 약 25% 줄어들었다. 중국에서 현지화에 성공한 기업으로 꼽히는 오리온 또한 노심초사 중이다. 중국법인 매출이 최근 지난해 대비 90% 수준까지 회복되며 빠르게 정상화 궤도에 오르고 있는 중에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배치와 직면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일부 생산 라인 가동을 멈추며 초코파이 등의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내 파리바게뜨를 진출시킨 SPC그룹을 비롯해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열풍에 힘입어 ‘치맥’으로 진출한 국내 치킨업계 프랜차이즈 기업들도 사드 재배치로 인한 매출 하락에 신경을 곤두 세우고 있다.
여기에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장을 대안으로 꼽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CJ와 아워홈 등 국내 식품업계 주요 기업들은 베트남 현지 생산시설을 강화하며 ‘포스트 차이나’ 대책을 세우고 있다. 식품업계 대기업 관계자는 “사드로 인한 한중 갈등은 소비재 업체가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였다”며 “이를 계기로 대중국 전략을 수정하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