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이진우기자]
SK(03600)(주)는 14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SK글로벌 사태에 대한 빗발치는 주주들의 항의와 주가부양책 요구에 ▲10% 이상의 자사주 추가매입 ▲SK텔레콤 지분 매각 추진 ▲주주이익 최우선 확인▲투명성 강화 등 자사가 내놓을 수 있는 대부분의 카드를 꺼내며 전정시키느라 사력을 다했다.
SK(주) 주주총회에 참가한 일부 주주들은 "현 경영진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며 한때 소란을 빚기도 했고 의사진행발언을 요구한 대부분의 주주들도 이번 사태에 대한 회사의 자구계획을 구체적으로 따져 물었다.
특히 337만주(4%)를 보유한 템플턴 자산운용은 이사연임, 감사선임, 이사 보수한도 증액 등 안건에 모두 반대의사를 표시, 한때 일부 사안이 표결로 처리되기도 했다.
이날 의장직을 맡른 황두열 부회장은 "시장에서 우리사주를 두자리 수 이상으로 매입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자사주 매입 요구에 대해 화답했고 SK텔레콤 지분 매각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시기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혀 상황전개에 따라 SK텔레콤 지분을 전량 매각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SK측은 자사주 매입에 대해 "현재 주가를 감안할 때 10% 추가매입에 소요되는 비용은 900억 가량으로 현재 현금보유 능력에 비추어 여력은 충분하지만 채권단과의 관계와 앞으로 경영계획을 고려해서 일주일여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K텔레콤 지분 매각에 대해 황두열 부회장은 "SKT지분은 SK 입장에서는 무수익 자산이며 회사가치에 크게 반영되지 못하고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언급하고 "SKT 주식을 매각해서 위기극복에 사용해야 한다는 주주들의 입장과 의견이 일치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황 부회장은 "이같은 사실을 확언하는 것은 시장에 영향을 줄수도 있고, 매각시점의 선택은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더이상 확정적인 발언은 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현재 SK는 SK텔레콤 지분을 19.8%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로 이 지분을 현 시가로 환산하면 2조5000억원에 이른다.
주주들의 신용등급 하향 우려에 대해서는 CFO인 유정준 전무가 "일부 낮아질 것으로 예상, 걱정하고 있다"고 밝히고 "무디스와는 14일 오후 3시에 신용등급과 관련해 협의하기로 했으며 S&P와는 다음주 동경사무소를 방문해서 문제해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유 전무는 또 "대주주일가와의 금전대여 등 일부 우려하는 문제는 전혀 없으며 SK글로벌과의 채권도 98% 이상이 정상적인 영업활동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하고 "앞으로도 투명하게 사안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황 부회장도 "앞으로 모든 사안에 대해 SK주주들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겠으며 절대 주주들의 이익에 반하는 결정을 내리지 않겠다"고 거들었다.
이날 주주총회는 일부 주주들의 항의로 잠시 지연되기도 했으나 두 시간여 만에 무사히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