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 탈북 여간첩 검거…軍 장교 접근, 기밀 빼내

비전향 장기수 현황 연락처, 대북정보요원 명단 등 北에 넘겨
  • 등록 2008-08-27 오후 5:32:42

    수정 2008-08-27 오후 5:32:42

[노컷뉴스 제공] 북한의 지령을 받고 위장탈북한 뒤 군사정보 등을 빼돌린 남파 여간첩이 검거됐다.

수원지검과 경기경찰청, 국군기무사, 국정원으로 구성된 합동수사본부는 27일 위장탈북 여간첩 원모씨(34)와 원씨의 애인인 육군 대위 황모씨(26), 원씨의 계부 김모씨(63)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원씨는 북한 보위부 공작원으로 중국에서 활동하다 탈북자로 위장에 남한에 들어온 뒤 군 부대 등 국가주요시설의 위치를 보고하고 대북정보요원을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합수부에 따르면 원씨는 탈북자단체 간부와 군 정보요원을 통해 황장엽씨의 주거지를 파악하려 하고 탈북자 지원기관인 하나원 출신자, 탈북자 출신 안보강사의 인적사항 등을 파악했다.

원씨는 또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소개받은 김모 소령과 사귀면서 군사기밀을 알아내려 했고 비전향 장기수의 현황과 연락처 등을 파악해 보고했다.

원씨는 이와 함께 군 부대와 국정원 등 국가주요시설의 위치, 대북정보요원의 인적사항과 활동내역 등을 파악해 보고했다.

원씨는 군 장교 명함 100여장과 사진, 인적사항도 파악해 보고했으며 이 때문에 일부 군 장교의 이메일이 중국에서 해킹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원씨는 특히 지난 2004년 대북정보요원 2명을 살해하라는 지령과 함께 독약과 독침을 받는 등 살해를 준비했으나 "아는 사람들인데다 살해 경험이 없어 차마 실행하지는 못했다"고 합수부는 설명했다.

원씨는 아울러 지난 2006년 9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50여차례에 걸쳐 "북핵은 자위용"이라는 등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는 군안보강연을 하기도 했다.


 
합수부 조사 결과 원씨는 탈북자단체를 찾아가 강사 자리를 부탁했으며 북한에서 교도관을 했다는 거짓말을 해 비교적 수월하게 자리를 얻었다.

이에 앞서 원씨는 15살 때부터 특수부대 남파공작 훈련을 받다 지난 1992년 부상으로 제대한 뒤 절도 등의 범죄를 저지르다 1998년 보위부 공작원으로 포섭돼 중국으로 파견됐다.

원씨는 1999년부터 2년 동안 중국에서 한국인 7명을 포함해 탈북자 등 모두 100여명을 납치했다고 진술했으나 지난 99년 중국에서 실종된 사업가 윤모씨 외에는 확인되지 않았다.

원씨는 이어 보위부의 지령을 받고 2001년 10월 조선족으로 위장해 남한 남성 최모씨와 결혼하는 수법으로 잠입한 뒤 탈북자라고 자수해 간첩활동을 벌였다.

남한으로 입국할 당시 원씨는 중국에서 잠시 사귄 사업가와 아이를 가져 임신 7개월 상태였으며, 최씨와는 입국 직후 가정불화로 이혼했다.

한편 구속된 육군 대위 황씨는 지난해 9월 원씨가 간첩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고 원씨에게 군안보강사로 활동하는 탈북자의 명단 등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황씨는 정훈장교였던 지난 2006년 11월 안보강사였던 원씨를 안내하다 사귀게 됐으며, 원씨는 황씨를 일본으로 데려가 조총련에 가입시킨 뒤 입북시키려 했다고 합수부는 전했다.

북한 고위직 출신인 원씨의 계부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는 사돈 사이로 지난 2001년 10월 역시 조선족으로 위장해서 국내에 들어온 뒤 탈북자라고 자진신고 해 대한민국 국적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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