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미국이 단행한 2차 양적완화(QE2·유동성 공급 조치) 정책에 따른 금리 하락 및 경기부양 효과는 제한적이며, 이는 신흥국에 대해 자산버블, 인플레이션 등 경제적 타격을 가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환율 갈등은 언제든 수면위로 재부상할 수 있기 때문에 핵심 갈등국인 미국과 중국이 협상을 통해 절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제금융센터는 19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세계경제 및 국제금융시장 전망` 설명회를 통해 ▲세계경제 둔화 ▲美연준 양적완화 재개 ▲유럽 재정위기 ▲중국 리스크 ▲국제 원자재가 상승 ▲환율 갈등 ▲美채권시장 과열 등 내년에 불거질 7가지 주요 이슈를 진단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 "PIIGS 여전히 불안..美더블딥 가능성 낮아"
김경엽 연구분석실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최근 아일랜드, 포르투갈 등을 중심으로 재정위기가 재부상하고 있다"며 "재정 불안 지속 우려가 놓고 은행 부실 확대와 등급 추가 조정으로 향후 몇분기 동안 침체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또 "이들 국가에 대한 국제통화기금(IMF) 및 유럽안정기금(EFSF) 등의 구제금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라며 "구제 금융을 지연할 경우 여타 유럽국으로 전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해 각각 15.4%와 14.4%에 달했던 그리스와 아일랜드의 국내총생산 대비 재정 적자 비율이 내년에는 7.6%와 11.5%로 줄어들 것이라는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자료를 인용하며 "장기적으로는 세율 인상 효과와 점진적인 지출 축소, 유럽연합(EU)의 감독 강화 등으로 재정문제가 완화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의 더블딥 우려에 대해선 "주택경기가 바닥 수준이고 2차 양적 완화 정책, 감세안 연장 등 추가 부양 가능성으로 감안하면 발생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2차 양적완화 정책과 관련해선 "미국의 추가적인 금리하락 효과는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이러한 유동성이 신흥국 시장으로 유입돼 주식, 채권 등 자산 가격 버블이 조장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는 신흥국들의 통화가치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 "환율 갈등, 중장기적으로 다시 부상할 것"
김동완 상황정보실장은 글로벌 환율 갈등 전망에 대해 "일본의 환율시장 개입 등 단기적 갈등 요인의 강도가 약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의 경기 둔화 등 중장기적 요인은 여전히 남아 있어 다시 수면위로 부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경엽 연구분석실장은 중국 리스크와 관련, "중국의 물가불안과 부동산시장 위축, 수출둔화 등 우려가 있지만 12차 5개년 계획 등에 따른 소비와 투자가 증가해 어느 정도 상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국제유가의 경우 과잉 유동성과 달러화 약세 등으로 1배럴당 100달러까지 갈 수도 있으며, 기초금속도 수급여건 악화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라며 "2008년과 같은 푸드 크리시스(Food Crisis) 재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한편 국제금융센터는 원화 가치가 내년 상반기 중 글로벌 달러 유동성 증가에 따른 자본 유입 등으로 지속적인 강세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경상흑자 규모 축소, 타 통화 대비 높은 리스크 민감도 등으로 강세 압력은 제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달러화 가치의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약세 기조가 지속되나 양적 완화가 점차 희석되면서 약세 폭은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화정책 정상화 논의가 앞당겨진다면 내년 2분기부터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