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에 잡힌 인천 택시 강도살인범 "현장에 없었다" 주장

A씨 측 '쪽지문' 등 현장 증거 부동의
공범 B씨 측 "살해 과정서 택시 안에 머물러"
  • 등록 2023-04-21 오후 1:27:19

    수정 2023-04-21 오후 1:28:36

[이데일리 강지수 기자] 인천 남촌동의 한 도로에서 택시기사를 흉기로 살해하고 도주했다가 16년 만에 붙잡힌 40대 남성 2명이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택시기사 강도살인 피의자 A씨가 검찰 송치를 위해 지난 3월 9일 오전 인천 미추홀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경찰은 16년간 미제로 남았던 해당 사건을 수사해 피의자를 검거했다.(사진=뉴스1)
21일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류호중) 심리로 열린 첫 재판에서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A(47)씨 측은 당시 사건 현장에 있지 않았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A씨 측 변호인은 “강도 범행을 모의한 사실이 없고, 피해자 살해에 가담한 적도 없다”며 “공소사실에 대해 모두 부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범행 현장에 없었다는 취지인가”라는 재판장의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또 범행 현장 쪽지문(조각 지문)이나 혈흔과 관련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서 등 증거에 대해서도 “변형이 있을 수 있다”며 부동의 의견을 밝혔다.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공범 B(48)씨 측은 “피해자를 살해하는 과정에서 B씨는 택시 안에 머물렀다”며 “상피고인(A씨)이 피해자를 쫓아가 추격하는 과정에서 살인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공소사실을 전반적으로 인정하지만, 피해자가 조수석 뒷좌석 차 문을 열고 탈출한 이후 과정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A씨 등은 2007년 7월 1일 오전 3시께 인천시 남동구 남촌동의 한 도로 인근에서 택시기사 C(사망 당시 43세)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현금 6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구치소에서 처음 만나 알게 된 이들은 금품을 빼앗는 과정에서 강하게 저항하는 C씨를 미리 준비해 온 흉기로 살해했다. 이후 시신을 현장에 방치하고, C씨의 택시를 몰아 2.8㎞ 떨어진 주택가에 버린 뒤 뒷좌석에 불을 지르고 도주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부터 장기간 수사를 이어왔으나 용의자를 특정할 단서를 찾지 못했다. 그러던 중 2016년 담당 경찰서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인천경찰청 미제사건수사팀이 택시 방화 때 불쏘시개로 사용한 차량 설명서에서 쪽지문을 찾아내 사건 발생 16년 만에 이들을 검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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