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하데스타운' 韓초연, 호평 속에 '6개월 대장정' 시작

독보적 매력· 높은 완성도 선봬
브로드웨이· 서울서 '동시 공연'
내년 2월 27일까지 LG아트센터
  • 등록 2021-09-08 오전 11:02:28

    수정 2021-09-08 오후 11:00:09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뮤지컬 ‘하데스타운’ 한국 초연의 막이 올랐다.

뮤지컬 ‘하데스타운’ 공연 장면(사진=에스앤코)
오래 기다렸던 만큼 관객들은 마지막 노래가 끝난 뒤 뜨거운 박수로 한국 초연 무대에 화답했다.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하데스타운’은 2016년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첫 선을 보이고 2019년 브로드웨이에서 개막했다.

막을 올린지 3개월 만에 토니어워즈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8개 부문을 수상하며 그 해 최고 화제작으로 주목받았다.

이어 미국 최고 권위의 음악 시상식인 그래미어워즈에서 최고 뮤지컬 앨범상까지 수상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멈췄던 ‘하데스타운’은 지난 2일 공연을 재개했다. 지난해 3월 뉴욕 극장들이 일제히 문을 닫은지 약 18개월 만에 무대에 오른 첫 작품이다.

바통을 이어받아 우리나라에서 지난 7일 개막한 데 이어, 오는 10월부터 워싱턴 DC를 시작으로 전미투어도 진행할 예정이어서 당분간 두 나라는 ‘하데스타운’ 열기가 뜨거울 전망이다.

‘하데스타운’은 갑작스럽게 죽은 아내 에우리디케를 되찾기 위해 지하 세계로 향하는 오르페우스 신화를 바탕으로 한다.

추위와 배고픔과 싸워 생존하려는 강인한 모습의 ‘에우리디케’와 언제나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오르페우스’의 만남으로 신화를 재해석했다.

사계절 중 봄과 여름은 지상에서 가을과 겨울은 지하에서 보내는 하데스와 페르세포네의 이야기 구조는 큰 변화를 주지 않은 듯 보인다.

하지만 자유를 만끽하는 페르세포네, 자본가 하데스 등 신화와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등장해 이야기의 한 축을 이끈다.

지상과 지하 세계를 배경으로 두 개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교차되는 가운데 신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전령 헤르메스가 내레이터 역할로 등장해 무대 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이야기들을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뮤지컬 ‘하데스타운’ 공연 장면(사진=에스앤코)
시작이 어딘지 알 수 없는, 오랜 옛날부터 이어져 온 사랑 이야기처럼 ‘하데스타운’은 끊임없이 노래와 음악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성스루 뮤지컬(sung-through musical, 작품의 시작부터 끝까지 대사 없이 노래로만 이루어진 뮤지컬)이다.

커튼콜을 포함해 총 37곡으로 구성된 ‘하데스타운’의 넘버(노래)들은 아메리칸 포크와 블루스, 재즈가 뒤섞인 독특한 스타일로 귀를 사로잡는다.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연출 레이첼 챠브킨(Rachel Chavkin)은 “스타일적으로도 독특하지만 스토리텔링까지 완벽하게 전달하는 이런 음악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하데스타운’의 음악은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노래를 통해 전개되는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무대로 연결된다.

뉴올리언스의 낡고 작은 재즈 바가 연상되는 ‘하데스타운’의 첫 무대는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확장되며 마치 살아 숨쉬는 거대한 기계처럼 느껴진다.

종국에 관객들은 공연 시작 전에 보았던 작은 바가 사실은 하데스타운이라는 거대한 기계의 톱니바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음악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고, 이야기와 그 안에 담긴 의미를 무대로 표현해 단순히 보고 듣는 것을 넘어 완벽하게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작품이다.

‘하데스타운’은 내년 2월 27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약 6개월간 공연한다. 관람료는 7만~15만원.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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