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는 불확실성에 따라 공포지수가 급등하고 펀더멘털이 아닌 심리가 더 크게 지배하고 있으며 당분간 이 같은 상황은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포착하려는 기민한 투자자들도 없지 않다.
◇ 온통 `블랙스완`..변동성 증폭
일본 대지진이 발생하기 전만 해도 올해 시장에서 가장 큰 블랙스완(예상이 불가능한 파급력이 큰 악재)은 이집트의 민주화 시위였다. 그러나 쓰나미에 원자력발전소 폭발까지 불러온 일본 대지진은 이를 무색케 했고 뒤이어 유엔(UN)이 리비아에 대한 군사제재에 나서면서 시장은 일대 혼란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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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공포를 가장 잘 대변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VIX)는 지난 16일(현지시간) 30% 가까이 오르며 이를 대변했다. 특히 VIX는 이날 50일 이동평균선을 60% 가까이 웃돌았는데 이는 최근 20년간 손에 꼽을 정도로 많이 오른 것이어서 우려를 더했다.
◇ 아직도 상황은 진행중..불확실성 지속
당분간은 시장을 둘러싼 이런 불확실성이 좀처럼 걷히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리비아 사태가 여전히 진행형인데다 일본도 원전 복구 상황은 물론 정확한 경제 피해가 집계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 여기에 유럽의 재정위기 등 지난해부터 지속된 악재들도 무시 못한다. 이런 까닭에 미국에서는 지난주 이후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으며 2억1300만달러 규모 IPO가 일시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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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는 기회?..기민한 투자도 있기 마련
물론 비관론자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본 증시가 급락하자 곧바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됐고 최근에 터져 나온 악재 파급력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일본 증시가 크게 하락한 후 급반등 혹은 급락에 따른 공매도를 노린 것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자금이 주식 상장지수펀드(ETF)로 유입됐고 나름 기민한 투자로 해석되고 있다.
또 일부 전문가들은 일본 대지진이나 핵위기가 글로벌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환시 개입 공조가 엔화를 강하게 묶어주면서 일본 경제를 지지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여기에 미국 경제 회복세가 견조했던 점도 긍정적인 시각 쪽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다. 지난 주 서스퀘하나파이낸셜그룹은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 완화 지속과 미국의 경제 성장세가 주식시장 변동성을 줄여주면서 올해 VIX 평균은 역사적 평균을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