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회복 기조 속에 증시로 몰리던 시중 자금은 다시 금과 달러 등 안전자산으로 회귀하고 있고, 공급에 대한 우려감으로 원유 가격도 치솟고 있다. 더구나 이러한 반정부 시위가 북아프리카 및 중동 국가 전역으로 확산될 기미를 보이고 있어 우려가 크다.
◇ 이집트 사태로 세계 증시 `출렁`
유럽 증시도 불안하긴 마찬가지였다.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전일대비 2.43포인트(0.86%) 하락한 280.45에서 거래를 마쳤고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 증시도 1%이상 하락했다.
이집트 사태가 전세계 증시를 흔든 데엔 세계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컸다. 이집트 수에즈 운하는 중동지역 원유를 세계 각지로 이송하는 주요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 때문에 이집트 사태로 수에즈 운하가 봉쇄되면 세계 원유 공급은 큰 차질을 빚게 된다.
아부다비에 위치한 에너지조사 연구소의 달튼 개리스 교수는 "수에즈 운하를 통한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을 경우 세계 원유값은 기하 급수적으로 치솟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집트사태는 곡물 등 기타 상품 가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세계 최대 밀 소비국 이집트가 혼란을 겪자 밀에 대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돼 밀값은 두 달래 최처지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 최대 목화 수출국인 이집트의 소요 사태로 목화 가격도 불안정해 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 투자금 다시 안전 자산으로 `컴백` 이집트 반정부 시위는 경제 회복 기조속에 증시로 유입되던 투자금을 다시 금과 달러 등 안전자산으로 회귀시키고 있다.
지난해 30% 이상 올랐던 금값은 올해 들어 5% 이상 하락하며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었다. 올해 세계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안전자산으로 평가받아왔던 금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졌기 때문.
그러나 이집트 소요 사태로 금에 대한 수요는 다시 증가하고 있다. 28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금 2월물 선물 가격은 온스당 21.90달러(1.7%)오른 1341.7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2월4일 이후 12주일래 최대 상승폭.
◇ 시위사태 인접국 확산 기미..회복세 꺾일라
문제는 이러한 이집트 시위 사태가 `장기 집권`과 민생고란 유사한 환경을 가지고 있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 도미노처럼 확산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요르단과 예멘에서는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미 발생했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알제리 국민들도 점차 움직일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사우디아라비아의 신용부도스왑(CDS) 가격은 57.5%나 상승했고, 이집트는 사실상 금융 시장을 폐쇄한 상태다.
더 큰 문제는 이제 막 회복세를 보이고 있던 세계 경제가 이번 사태로 다시 거꾸러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집트 사태가 중동과 아프리카로 계속 확산될 경우 세계 경제는 유가급등과 투자심리 위축이라는 난관에 봉착해 다시 추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젠워스 파이낸셜 매니지먼트의 크리스티안 히비드 시장 분석가는 "시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점은 이집트 사태가 중동의 다른 독재국가들로 확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