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전 BOJ 총재 "달러·엔 환율, 중장기적으로 130엔대 간다"

美 컬럼비아대 비공개 강연
"마이너스 금리정책 해제, 정상화 첫걸음"
"엔화가치 급락, 지나쳐…중장기적으로 엔고 전망"
日 정부 부채 증가 서서히 나타나…"장기적 관점 대응해야"
  • 등록 2024-04-02 오전 10:21:13

    수정 2024-04-02 오후 7:18:41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구로다 하루히코 전 일본은행(BOJ) 총재가 BOJ의 ‘마이너스 금리정책 해제’에 대해 정상화를 향한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엔화 가치가 BOJ의 금리 인상 후 급락한 데 대해서는 “지나치다”고 지적하며 중장기적으로는 엔고(高) 기조로 회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사진=AFP)
2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구로다 전 BOJ 총재는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일본 경제의 전망과 통화정책의 정상화’를 주제로 한 비공개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복수의 강연 참가자에 따르면 구로다 전 총재는 현재 엔화가치 약세가 지나치다며 환율 개입도 가능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금리인하가 예상되는 가운데 중장기적으로는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 축소를 통해 엔화 약세가 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특히 달러·엔화 환율은 1달러당 130엔정도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구로다 전 총재는 마이너스 금리 해제를 통화정책의 큰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제외한 실질 기준으로 보면 통화정책은 여전히 완화적이라고 판단했다. 가계와 기업의 보유자산이 풍부한 상황을 감안하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부 부채는 금리인상의 영향으로 일부 영향을 받을 것으로 판단했다. 대규모 양적완화 결과 BOJ가 보유한 국채의 평균 잔존만기는 6년 반 정도까지 늘어났다.

구로다 전 총재는 “금리 상승이 정부 부채에 미치는 영향은 시간이 지나야 나타날 것”이라며 “이 기간 동안 정부와 국회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 일본 경제는 잠재성장률을 상회하는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이테크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와 노동시장의 긴축이 경제를 끌어올릴 것으로 봤다.

10년에 걸친 자신의 대규모 완화정책에 대해서는 고용 확대 등을 통해 일본 경제 성장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궁극적으로는 유가 상승과 엔화 약세 등 외부 환경의 변화가 물가 목표의 실현 가능성을 높였다”고 지적했다.

구로다 총재가 잠재성장률을 상회하는 성장률 전망을 내놓은 것에 대해 참석자 중 한 명은 “일본은행이 인플레이션 목표를 안정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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