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위협에 `샌드위치` 신세가 되지 않을까 긴장했던 한국의 기업들까지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이 메이저 리그에 적응하기 위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2부 리그에서 승승장구하면서 세계적인 기업들이 긴장했지만 정작 메이저 리그에 올라와서 신통치 않은 성적을 내고 있다는 것.
◇글로벌 기업은 물론 대만에도 밀려
중국 휴대폰 업체들의 고전은 이미 알려진 사실. 중국 최대 휴대폰 기업 닝보버드와 TCL은 안방 시장에서 세계적인 휴대폰 제조사 노키아와 모토로라에 밀리고 있다.
지난 2005년 IBM PC사업부 인수로 해외 진출에 돛을 달 것으로 기대했지만, 예상에 못 미쳤다. 오히려 1분기에 대만 경쟁사 에이서가 세계 3위로 올라섰다.
레노버는 수익성 부진으로 구조조정에 나섰다. 전세계 사업부 인력의 5%를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 정리해고하고 임금이 싼 중국 노동자로 대체할 예정이다.
◇정부가 밀어줄 땐 좋았지만...`간섭 심해`
SMIC의 부진은 반도체 산업 전체가 침체기에 들어선 탓도 일부 있다. 그러나 잡지는 경영 실수나 때를 잘못 만난 것보다 중국 정부의 간섭을 주요한 원인으로 꼽았다.
SMIC의 비효율적인 공장 배치가 그 대표적인 사례. SMIC는 중국 도시 5곳에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중국 지방정부들이 너도나도 신기술 투자에 나서면서 지방정부의 의도대로 반도체 공장이 산발적으로 나뉘었다.
반면 대만 경쟁사인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 대만반도체(TSMC)와 2위 UMC는 과학공원 2곳에 공장을 밀집시켰다.
또 정부가 중국 고유 기술을 강조하면서 3세대(3G) 이동통신에 수백만달러를 쏟아붓고 있는 다탕 테크놀로지 앤 인더스트리도 부정적 사례다. 반면 한국과 일본 기업들은 그 자금을 액정표시장치(LCD) 기술에 투자하고 있어 기회 비용이 만만치 않다.
중국의 기술기업들이 부진하다고 벌써부터 안심은 금물이다. 여전히 번성하며 홀로 질주하는 업종도 있다. 바로 인터넷.
또 중국 정부와 거대한 내수시장의 지원이 버티고 있어 중국 기업들의 잠재성도 크다.
잡지는 한국과 일본이 세계적인 기업을 키워내는데 수십년이 걸렸다며, 중국 기업들이 거대한 대륙시장을 바탕으로 기술을 갈고닦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