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한국가스공사(036460)가 민간기업도 액화천연가스(LNG) 국내 안정수급 책임을 일부 부담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민간 LNG 직수입 기업은 국제시세가 유리할 때만 LNG를 도입하기 때문에, 최근처럼 국제시세가 급등할 때 공기업인 가스공사의 LNG 도입 부담이 과도하게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가스공사가 민간 기업보다 더 비싼 돈을 주고 천연가스를 도입하고 있다는 여권 일각의 비판에 대한 반박 성격의 주장이다.
| 한국가스공사 대구 본사 전경. (사진=가스공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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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공사는 지난 16일 보도해명자료를 내고 “민간업체가 국제 시장이 유리할 땐 LNG를 수입하고 불리할 땐 가스공사에 수급 책임을 전가하는 상황이 반복한다면 국가 차원의 안정·경제적 LNG 도입에 큰 지장을 줄 수 있다”며 “민간업체에서 안정적 물량을 확보하고 충분한 재고를 비축하는 등 수급 책임 일부를 부담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한무경 의원실과 윤상현 의원 등이 이날 가스공사의 LNG 도입 경쟁력이 민간 회사보다 낮다고 지적한 데 따른 반박 성격의 자료다. 한무경 의원실은 LNG 국내 통관 가격을 근거로 가스공사의 올 1분기 LNG 수입 가격이 mmbtu(열량 단위)당 20달러로 민간 기업의 12달러의 2배 남짓이며, 2019~2021년에도 가스공사의 도입가가 민간보다 20~30% 높다고 지적했다.
가스공사는 이 같은 도입가 격차는 국내수급안정을 최우선으로 하는 가스공사와, 수급관리 책임이 없는 민간기업의 차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발전이나 도시가스로 쓰이는 LNG는 가스공사가 약 80%, 민간기업이 약 20%를 맡아 공급하고 있다. 또 이중 4분의 3은 국제 LNG 시세 급변동 영향이 적은 장기계약을 통해 들여오고 나머지 4분의 1은 국내 수급 변동에 따라 현물(스팟) 가격에 수입해온다. 민간 기업은 이 과정에서 국제 LNG 시세가 급등하면LNG를 외국에서 사오는 대신 가스공사로부터 공급 받으려 해서 국내 도입 부담이 커진다는 게 가스공사의 설명이다.
가스공사에 따르면 실제 LNG 동북아 현물가격이 3.83달러/MMbtu로 낮던 2020년엔 가스공사의 LNG 도입 물량이 77%, 민간이 23%였으나, 시세가 15.04달러/MMbtu로 치솟은 2021년엔 가스공사의 비중이 81%로 늘고 민간은 19%로 줄었다. 올 초에는 동북아 LNG 현물시세가 한때 30달러를 웃돌며 비슷한 상황이 반복했다.
| (표=한국가스공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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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공사는 “LNG가격 상승 땐 민간업체가 현물 도입을 포기해 가스공사가 국내 수급안정을 위해 물량구매 부담이 늘어나는 사례가 반복하고 있다”며 “장기계약과 현물 계약을 구분해서 보면 가스공사의 도입가격이 민간보다 비싸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가스공사는 지난해 겨울 아시아 지역 이상한파와 현물가격 폭등으로 대만에서 수급 피해가 발생하는 상황에서도 수급 안정을 달성했다”고 부연했다.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도 같은 날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가스공사의 (LNG) 도입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도입물량 일부를 해외에 판매해 수조원의 시세차익을 누리고 주가도 올릴 수 있으나, 공공성과 수급관리 책임을 진 공기업으로서 이윤만을 추구할 순 없다”고 전했다. 이어 “국회 논의 등을 통해 가스산업 공공성 제고 방안과 수급관리 제도, 공기업 경영평가 제도 개선을 논의해줄 것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