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도 안좋은데.."오바마 휴가 가지마!"

오바마, 호화 휴양지로 여름 휴가 계획
시기·장소 부적절..비판 여론 확산
  • 등록 2011-08-17 오후 2:59:23

    수정 2011-08-17 오후 2:59:23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여름휴가를 계획하고 있는 것에 대해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민심탐방 일환으로 현재 진행 중인 미 중서부 버스 투어 일정이 끝나는 대로 오는 18일부터 열흘간 매사추세츠 주의 호화 휴양지 `마서스 비니어드`(Martha's Vineyard) 섬으로 휴가를 갈 계획이다.

비판론의 핵심은 지금 대통령이 휴가를 가기에 적절한 시기냐는 것이다. 약 1400만명의 미국인이 직장을 잃고 일자리를 찾아 헤매고 있고, 사상 초유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 사태도 발생했는데 대통령이 한가롭게 여름휴가를 가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주장이다.

공화당의 잠재적 대통령 후보인 전 미네소타 주지사 팀 폴렌티는 "오바마는 당장 휴가 계획을 취소하고 의회를 소집해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백악관은 대통령도 여름휴가를 떠날 권리가 있다고 맞서고 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권리를 가지고 있다"며 "대통령은 휴가 중에도 경제팀과 계속 정책을 논의하고 위기 시 즉각 백악관으로 돌아올 준비가 돼 있어 별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마서스 비니어드가 너무 호화 휴양지라 경제 난국에 대통령이 방문하기에는 부적절한 장소라는 비판도 제기하고 있다. 대통령이 방문하기로한 마서스 비니어드섬의 블루 헤론 별장은 일주일 임대료가 약 5만달러로 일반 미국인들이 여름휴가를 가기에는 부담스러운 부호들의 휴가지다.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사비로 여름휴가 비용을 지불한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그를 경호하기 위한 경호팀과 그를 수행하는 백악관 직원들의 여행 경비는 모두 세금으로 충당된다.

이 때문에 민주당 일각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이 마서스 비니어드가 아닌 그의 고향인 시카고나 대통령 전용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로 휴가를 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WP는 부자 증세를 주장하는 오바마 대통령이 부자들의 휴가를 계획하고 있다는 비판 목소리를 전하며 그가 계획대로 여름휴가를 떠날 시 정치적 부담을 지게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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