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소로스' 32조 금융제국 4남에 물려준다

4남 알렉스, 소로스 이어 자선재단 이사장 선임
후계자 유력하던 3남은 인사문제 등으로 탈락
알렉스, 反트럼프 캠페인 적극적 지원 예고
  • 등록 2023-06-12 오전 11:28:34

    수정 2023-06-12 오후 7:35:05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헤지펀드 업계의 전설’로 불리는 조지 소로스(92)가 넷째 아들 알렉산더(알렉스) 소로스(37)를 후계자로 낙점했다. 알렉스는 반(反) 트럼프 캠페인 등 정치적인 사안에서 아버지보다 더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지 소로스의 뒤를 이어 오픈소사이어티재단 이사장으로 선임된 4남 알렉산더 소로스.(사진=AFP)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조지 소로스가 4남 알렉스에게 헤지펀드 회사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SFM)와 자선재단 오픈소사이어티재단(OSF) 등의 경영권을 이양하고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알렉스는 지난해 말 OSF 이사장으로 취임한 데 이어 현재 소로스가(家)에선 유일하게 SFM의 투자위원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250억달러(약 32조2000억원)에 이르는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자산은 대부분 OSF로 이관될 예정이다.

조지 소로스는 1973년 짐 로저스와 함께 퀀텀펀드를 설립하면서 소로스 제국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1992년 영국 파운드화 하락에 베팅, 영란은행을 파산 위기에 몰아넣고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에 이르는 차익을 챙기며 투자자로서 명성과 악명을 모두 얻었다. 1997년엔 태국 바트화를 공매도해 수익을 거뒀는데 소로스의 공격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외환위기의 도화선이 됐다. 1993년 OSF를 설립한 조지 소로스는 재단을 통해 인권 증진과 민주주의 확산 운동 등을 재정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그간 조지 소로스의 후계자로 유력했던 인물은 3남인 조너선이다. 조너선은 한때 SFM 부회장을 맡았지만 아버지와 인사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다가 회사를 떠났다.

이후 빈틈을 메운 사람이 알렉스다. 2015년 OSF에 합류한 그는 미국 투표 독려 운동과 남미 민주화 운동 등을 재정적으로 지원했다. 2016년 조지 소로스와 갈등을 겪던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OSF 활동이 위축할 것이란 전망과 반대 행보였다. 알렉스는 아버지와 달리 구체적인 실무도 세심하게 챙기는 스타일로 평가받는다.

알렉스는 WSJ와 한 인터뷰에서 앞으로 정치적인 사안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중도 좌파’를 자처하는 그는 “나는 이버지보다 더 정치적”이라고 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내년 미 대선 출마를 우려하며 “정치에서 돈을 빼고 싶지만 상대방(트럼프)이 정치를 하는 한 우리도 정치를 해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당선 저지를 위해 대항마에 대한 대규모 선거자금 지원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는 이미 1억2500만달러(약 1600억원)에 이르는 소로스가의 슈퍼팩(한도 없이 모금할 수 있는 정치자금 후원조직) 운용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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