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손동영기자] 24일 달러/원 환율이 달러약세 흐름을 반영하며 지난주말보다 5.90원 낮은 1213.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기준으론 지난 2000년 12월19일 1209.20원 이후 최저다.
우리 외환당국은 개장전 구두개입에 나섰고 일본 당국은 점심시간중 직접개입을 단행, 환율움직임에 영향을 끼쳤다. 엔/원 환율은 100엔당 999원 근처에서 형성, 지난주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엔화와 관계를 생각하면 환율하락을 무작정 막을 레벨은 아닌 셈이다.
◇24일 시황
환율은 전날보다 5.10원 낮은 1214.30원에 거래를 시작, 2분만인 9시32분쯤 1210.70원까지 급락했다. 지난 2000년 12월20일 1209.50원이후 최저수준.
이후 일부 국책은행의 달러매수가 나오며 1212원대로 소폭 반등한 환율은 점차 1211원대로 거래범위를 낮춘 뒤 횡보를 거듭하며 1211.60원으로 오전거래를 마쳤다.
점심시간중 일본 외환당국의 시장 직접개입을 반영하며 1213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곧 1215원까지 강하게 상승했다.
그러나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추가상승이 제한된 환율은 소폭 되밀렸고 1212~1213원대에서 안정적으로 등락했다. 환율은 막판 1214원대로 잠시 올라서는 하락폭을 약간 좁히며 1213.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한일 양국 시장 직간접 개입
이날 개장에 앞서 재정경제부는 고위관계자 이름으로 "원화환율이 특정통화 동향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부는 그동안의 원화절상폭이 상대적으로 급격한 것을 우려하며 시장안정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구두개입에 나섰다. 국책은행권의 달러매수도 뒤이어 등장. 1210원대 환율은 지켜냈다.
일본에선 당국이 시장에 직접개입했다. 121엔선 붕괴위협에 시달리던 달러/엔 환율은 일본 당국의 개입직후 122.7엔대까지 치솟기도했다. 이날 시오카와 마사주로 일본 재무상은 "급격한 달러/엔 환율 변동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외환시장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외환시장을 계속 예의주시할 것이며 필요한 경우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엔저에 반대해온 `미스터 엔`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재무차관은 이날 다우존스 뉴스와 인터뷰에서 "일본은 달러/엔 환율이 120엔대 이상을 유지하기를 원하고 있으며 달러화가 120엔 수준 아래로 떨어질 경우 시장개입에 나설 것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달러 모자라지않아..환율반등에 장애
달러수급 측면에서는 팽팽했다. 달러공급이 약간 모자라는 듯 했지만 달러매수도 취약해 시장은 긴장감을 느꼈다. 역외세력은 지속적으로 달러팔자에 나섰고 일부 국책은행은 개장초 정책적 달러매수에 나섰다가 이후 달러매도로 전환하는 등 숨고르기에 주력했다. 월말을 맞아 수출업체들의 네고물량 공급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는 여전히 강했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최근가지 환율하락을 유도하기 위해 달러매도초과(숏) 포지션을 가져간 세력이 거의 없었다"며 "이렇게 달러가 부족하지않은 시장포지션으로 인해 당국의 개입의지에도 불구, 환율반등이 제한되고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금 시장에 달러가 부족한 상황이 아니고 부족하다해도 수출업체 네고등으로 쉽게 채워질 것"이라며 "결국 수급측면에서도 환율하락이 대세인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은행 딜러는 "달러/엔 환율 하락폭에 비해 달러/원은 덜 떨어졌다"며 "지금은 장중 움직임보다 밤사이 런던과 뉴욕장 흐름에 더 긴장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책당국의 최근 움직임을 보면 환율하락 자체에 불만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속도가 문제일 것"으로 분석했다.
외국계은행 한 딜러는 "오늘장에선 1215원선에서 달러팔자가 상당히 많이 나오는 등 환율반등의 한계를 누구나 느꼈다"며 ""계속해서 달러팔자에 주력하는 역외세력 움직임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한 방향을 고집하지는 않겠지만 여전히 달러/엔 환율의 흐름에 몸을 맡겨야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요 지표들
달러/엔 환율이 지난주말 123엔대에서 121엔대초반으로 급락한데 비해 원화환율은 지난주말대비 하락폭이 5.90원에 그쳤다. 1대 10의 양국 화폐가치 비율을 생각한다면 20원쯤 떨어졌겠지만 시장은 무척 신중하게 반응했다.
4시51분 현재 달러/엔 환율은 121.42엔, 엔/원 환율은 100엔당 999.42원 수준을 나타내고있다.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34억원, 74억원 주식순매수를 기록했다. 증시에 영향을 끼칠 변수가 아니었다.
현물환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2억394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5억740만달러가 거래됐으며 스왑은 각각 4억8000만달러, 5억1520만달러가 체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