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을 포함한 국내 5대 시중은행의 9월말 기준 전세대출 잔액은 99조1623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에 비해 2조6911억원(2.8%)이 늘었다. 이 같은 증가 폭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2016년 이후 최대치인 지난 2월(2조7034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최근 전세보증금을 신용대출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은행권에서는 실제 전세대출 규모가 훨씬 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신용대출을 받는 게 보증료까지 내야 하는 전세대출보다 금리도 낮고 신청 절차도 간편하다”면서 “신용대출로 전세대출을 대신하는 경우가 많아 지난달 전세대출은 역대급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전세대출의 증가는 전세 가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9월 전국 주택 종합 전셋값은 0.53% 올라 2015년 4월(0.59%) 이후 가장 많이 상승했다. 전국의 주택 전셋값은 12개월 연속 상승 중이다. 주택 매매가격이 오르면서 전셋값이 동반 상승한 측면도 있지만, 새 임대차법 시행 영향도 크다. 세입자에게 전·월세 계약갱신청구권을 준 새 임대차법이 시행되면서 기존 주택에 눌러앉는 수요가 늘었고 반전세로 전환하는 경우도 늘었다. 전세 공급이 줄어드니 가격은 자연스럽게 오르는 구조다. 또 집주인이 미리 전셋값을 올리는 점도 전셋값 급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권에서는 당분간 전세대출이 꾸준히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국회 국정감사에서 “전셋값이 단기적으로 많이 올라와 있는 상황이고, 쉽게 내려가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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