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한 사람은 없었지”…키신저 그리는 中, 새 후계자 기대

시진핑, 키신저 별세에 “중국의 오랜 친구이자 좋은 친구”
미·중 평화 협력 호소, 中 매체 “차세대 키신저 나올까 의문”
  • 등록 2023-12-01 오전 10:39:24

    수정 2023-12-01 오전 10:39:24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중국이 세상을 떠난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을 기리며 진정한 후계자를 찾길 원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미·중 관계 개선에 큰 영향을 미쳤던 키신저가 사라지면서 생길 수 있는 외교 공백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얼마 전 별세한 헨리 키신저(오른쪽) 전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1973년 11월 24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당시 중국 국가주석인 마오쩌둥을 만나고 있다. (사진=AFP)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메시지를 보내 별세한 키신저 전 장관에 대해 “세계적 전략가이며 중국 인민의 오랜 친구이자 좋은 친구”라고 애도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지난 10월 24일 뉴욕에서 열린 미·중 관계 전국위원회(NCUSCR)에 참석해 “미·중의 평화로운 협력 관계는 세계의 평화와 발전에 필수이고 각국과 세계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GT는 이를 두고 미·중 갈등이 커지는 상황에 대한 경고에 가깝다고 지목했다.

키신저 전 장관이 사망하자 중국 매체들은 그가 생전 중국을 100번 이상 오가며 양국간 소통을 촉진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실제 키신저 전 장관은 이른바 ‘핑퐁 외교’를 통해 미·중 수교에도 기여했다.

GT는 키신저 전 장관의 죽음은 의심할 바 없이 양국 관계에 엄청난 손실이라며 ‘차세대 키신저’가 나올 것인가도 문제라고 지목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 패권 경쟁 등으로 갈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핑퐁 외교’처럼 현 사태를 해결할만한 미국 전문가가 있는지 의구심을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대중국 정책 전문가들은 중국의 역사·문화에 대한 관심과 존중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GT는 “미국 정책 입안자들이 중국 정책 결쟁 과정에서 근시안적 태도를 바로잡지 못하면서 키신저의 지혜와 침착함은 더욱 두드러졌다”며 “키신저는 미국인이자 미국 이익 수호자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이것이 그를 ‘오랜 친구이자 좋은 친구’로 보는 것을 막지는 못한다”고 전했다.

미국인이면서 중국인의 ‘좋은 친구’였던 키신저 전 장관의 활동을 돌아보면서 앞으로 양국간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도 드러났다.

GT는 “키신저의 사례는 안정적인 중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각국의 이익을 수호하는 것과 모순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현재 상황에서 양국간 공동이익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높아졌다. 양국간 협력 잠재력은 무한하다”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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